두산 최원준이 이승엽 감독에게 다시 신뢰를 줬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최원준(30)이 이승엽 감독에게 다시 신뢰를 심었다.
이 감독은 2일 비로 취소된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최근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인 최원준에 대해 칭찬했다. 최원준은 6월 30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2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이 감독은 “폭투로 나간 주자를 상대의 희생플라이로 들여보내긴 했지만, 아마도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당시 최원준의 투구 내용에는 한 가지 특이점이 있었다. 올 시즌 구사율이 13.7%로 높지만은 않았던 스플리터를 많이 활용했다. 이날 투구수 71개 중 스플리터가 30개로 직구와도 동일할 정도였다. 이를 바탕으로 SSG 선발 라인업 중 상당수를 차지했던 7명의 좌타자를 효과적으로 잡아냈다.
이 감독은 “그날 SSG 타선에 좌타자가 유독 많았는데, 최원준이 던진 스플리터의 공끝이 평소보다 헛스윙이나 범타를 유도하기에 정말 좋았다”며 “좌타자를 상대로 효과적 피칭을 보여준 게 많이 인상적이었다”고 호평했다. 실제로 이날 삼진 3개도 모두 좌타자를 상대로 잡아냈다.
최원준에게도 의미가 큰 호투다. 최원준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선발등판한 12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ERA) 7.12, 이닝당 출루허용(WHIP) 1.51로 부진했다. 시즌 중 엔트리 말소 기록도 2차례나 된다. 또 올 시즌 유일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한 4월 2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6.2이닝 1실점) 이후 매 경기 2실점 이상을 남겼다.
이 감독은 “혹시 모를 교체 타이밍이 올 수 있으니 빠르게 (교체를) 준비하곤 있었지만, 최원준이 이전보다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며 최원준이 자신에게 믿음을 심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팀의 선발진 사정도 있기야 하지만,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준 만큼 최원준은 후반기에도 계속 선발로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