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새 외국인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8일 잠실 두산전을 통해 KBO리그에 데뷔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LG 트윈스 새 외국인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팔색조 투구를 앞세워 팀의 연패 탈출에 앞장섰다.
에르난데스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2안타 1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의 10-3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LG(55승2무48패)는 4연패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선두권 추격에 불을 지폈다. 잠실 라이벌 두산과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우위(7승6패)를 회복했다.
에르난데스는 다채로운 투구로 눈길을 끌었다. KBO리그에서 첫 등판이었기에 투구수는 78개로 많지 않았지만, 무려 7개의 구종을 섞어 던졌다. 최고 시속 150㎞에 이르는 직구와 스위퍼를 주로 구사한 그는 슬라이더, 커터, 커브, 체인지업에 140㎞대 중후반의 싱커까지 곁들였다. 여러 구종을 섞으면서도 빠른 투구 템포로 안정적 내용을 보여준 점 역시 돋보였다. LG가 6시즌을 함께한 케이시 켈리 대신 택한 투수인데, 일단 데뷔전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1회말 제러드 영에게 허용한 솔로홈런을 제외하면, 흔들린 장면도 없었다. 1회말 2사 후 양의지를 삼진으로 잡아낸 에르난데스는 이로부터 4회말 2사까지 9타자를 잇달아 돌려세우기도 했다. 직구보다 30㎞ 이상 느린 커브에는 두산 타자들이 배트를 내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타이밍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한 뒤에는 5회말도 삼자범퇴로 마무리하며 KBO리그 데뷔전을 마쳤다. “에르난데스가 선발진의 중심이 돼줬으면 좋겠다”던 염경엽 LG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에르난데스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LG 타자들도 6점을 뽑아주며 지원했다. 1회초 1사 1루에선 오스틴 딘이 선제 결승 좌월 2점홈런을 쏘아 올리며 에르난데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4-1로 앞선 5회초 2사 1·2루에선 문보경이 2타점 2루타로 승부의 추를 LG 쪽으로 더욱 기울였다. 에르난데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도 홍창기, 오스틴, 오지환이 7회초 3타점을 합작하며 새 식구에게 데뷔전 선발승을 선물해줬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