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정수장 설치공사 부실 논란… 레미콘 품질관리 ‘구멍’

입력 2025-03-11 08: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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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 정수장 공사 레미콘 품질 부실 드러나… 훈계 처분 요구


안양시청 전경. 사진제공|안양시청

안양시청 전경. 사진제공|안양시청


안양시가 정수장 설치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요 자재인 레미콘에 대한 품질관리 업무를 부적정하게 수행한 사실이 행정안전부 감사에서 적발됐다. 특히, 공사관리관이 참여해야 할 분기별 합동점검에도 불참하는 등 관리·감독이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레미콘 품질관리 부실, 공사관리관 역할 소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안양시(A과)는 A취수원의 수질 악화와 조류 발생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정수장 고도처리시설 설치를 추진, 2021년 7월 21일 B 외 1개 사와 ‘정수장 설치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에 필요한 자재 품질관리 및 시공 감독을 위해 C 외 3개 사와 건설사업관리용역 계약도 함께 체결했다.

그러나 안양시는 정수장 설치사업의 레미콘 총설계량(5,557㎥)이 1,000㎥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건설공사 품질관리 업무지침에 따른 공급원 승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지침에 따르면 레미콘 공장을 선정할 때 시공사와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인이 합동으로 사전점검을 실시하고, 공사관리관이 품질관리 적정성을 검토한 후 승인해야 한다. 하지만 해당 절차가 생략된 채 레미콘이 타설됐다.

또한, 공사관리관으로 참여한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소속 지방시설서기보 A는 2022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안양시 A과에서 정수장 설치사업을 담당했지만, 분기별로 진행해야 할 현장점검 4회 중 3회에 불참하는 등 공사관리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 기준 미달… 결국 재시공 결정



이 같은 부실한 품질관리는 시공된 레미콘의 강도 부족으로 이어졌다. 2023년 5월 2일 실시한 28일 압축강도 시험에서 설계 기준(35MPa)에 미달한 결과가 나왔다. 이후 진행한 비파괴 시험과 코어채취 압축강도 시험에서도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안양시는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재시공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023년 6월 16일 시장 결재를 받아 기초콘크리트를 철거한 후 재시공하도록 조치했다. 이는 부실한 품질관리가 초래한 직접적인 결과로, 행정 절차 미이행으로 인해 추가적인 예산과 공사 기간이 소요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행안부 “품질관리 철저히 해야”… 훈계 처분 요구

행정안전부는 “레미콘은 건설공사의 핵심 자재로서, 품질확보를 위해 사전점검 및 승인 절차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레미콘 공급업체와 타설 일정을 조율해 관련 절차를 이행한 후 타설하는 것이 타당하므로, 안양시의 주장(레미콘 수급 불안으로 인해 절차 이행이 불가능했다)은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행안부는 안양시장에게 공사관리관 A에 대한 ‘훈계’ 처분을 요구하고, 향후 공사관리관의 현장점검 불참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을 주문했다. 또한, 품질관리 업무를 소홀히 한 건설사업자 및 기술인에 대해서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 제87조에 따라 벌점 부과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했다.

이번 감사 결과를 두고 시민단체는 “공공사업의 품질관리 허점이 여실히 드러난 사례”라며 “안전하고 내구성 있는 시설물이 조성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양시는 행자부에 품질관리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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