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사랑받은 스테디셀러 ‘팬텀’, 2025년 대단원의 막 올라
박효신·카이·전동석 비롯 최정상 배우 총출동…눈부신 라인업
세종문화회관 단독 공연…5월 31일부터 8월 11일까지
‘종합예술의 결정체’로 정의되었던 뮤지컬 ‘팬텀’이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다시 돌아온다. 역대 시즌을 거치며 ‘팬텀 신화’를 만들어 온 레전드 배우들이 총출동해, 한 시대를 풍미한 작품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5월 31일부터 8월 11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으로 펼쳐진다.

뮤지컬 ‘팬텀’은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Le Fantôme de l‘Opéra)』(1910)을 원작으로 한다. 하지만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과는 결을 달리한다. 뮤지컬 명가 EMK뮤지컬컴퍼니는 팬텀이라는 인물을 보다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데 집중했다. 무대 위에서 발레와 뮤지컬, 클래식과 현대적 해석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종합예술’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대는 3층 구조의 화려한 오페라극장을 정교하게 구현했고, 빠른 장면 전환과 군더더기 없는 연출, 그리고 발레 파드되(2인무)로 표현되는 팬텀의 과거는 기존 공연과는 차별화된 감동을 선사했다. 2015년 초연 이후 2016년에도 이어지며, 두 해 연속 뮤지컬 부문 티켓 판매 1위를 기록했고, 제11회 골든티켓어워즈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이번 10주년 시즌의 백미는 단연 역대급 캐스팅이다. 주인공 팬텀 역에는 박효신, 카이, 전동석이 낙점됐다. 세 배우 모두 이전 시즌에서 ‘팬텀’으로 관객과 만났던 바 있으며, 각기 다른 해석과 매력으로 팬텀의 고독과 예술혼을 표현해왔다.

박효신은 약 9년 만에 ‘팬텀’으로 돌아온다. 팬텀의 깊은 내면을 압도적인 감성과 섬세한 연기로 구현해내며, 매번 무대를 눈물과 감동으로 채웠던 그는 이번 시즌에서 더욱 성숙한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대를 압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이는 뛰어난 성악 테크닉과 섬세한 감정선으로 팬텀의 인간적인 고뇌를 고스란히 드러내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인물이다. 전동석은 풍부한 저음과 고음을 넘나드는 완성도 높은 가창력과 강렬한 무대 장악력으로 팬텀의 어둠을 묵직하게 표현하며 2021년 네 번째 시즌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팬텀의 뮤즈이자 사랑의 대상인 ‘크리스틴 다에’ 역에는 이지혜, 송은혜, 장혜린이 캐스팅됐다. 크리스틴은 뮤지컬 무대에서도 보기 드문 고난도 아리아를 소화해야 하는 인물로, 클래식 성악과 뮤지컬 양쪽에서 모두 탄탄한 내공이 요구된다. 이지혜는 ‘엘리자벳’, ‘레베카’, ‘베르테르’ 등에서 이미 뮤지컬계 대표 디바로 입지를 다졌다. 송은혜는 ‘오페라의 유령’에서 같은 배역으로 주연 데뷔를 하며 가능성을 입증했고, 장혜린은 ‘웃는 남자’, ‘베르사유의 장미’ 등에서 청아한 음색과 안정된 기량으로 사랑받고 있다.

‘팬텀’의 비밀을 알고 있는 파리 오페라극장 전 극장장 ‘제라드 카리에르’ 역에는 민영기와 홍경수가 이름을 올렸다. 두 배우 모두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무게감 있는 연기와 폭넓은 감정 표현으로 팬텀의 배경을 입체적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마담 카를로타’ 역에 리사, 전수미, 윤사봉이, 크리스틴의 연인이자 오페라극장 최고 후원자인 ‘필립 드 샹동 백작’ 역에 박시원과 임정모가 출연한다. 오페라극장의 새 극장장 ‘무슈 솔레’ 역에는 문성혁이 무대에 오른다.

무대 위 발레의 정점을 책임질 캐릭터 ‘벨라도바’는 김주원, 황혜민, 최예원이 연기한다. 김주원은 한국 발레계를 대표하는 프리마 발레리나로, 팬텀의 비극적 서사를 시각적으로 압축해내는 벨라도바 역을 통해 매 시즌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젊은 카리에르’ 역에는 정영재, 김희현, 김태석이 캐스팅돼 발레와 연기를 결합한 고난도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