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패션] 블랙 드레스 입은 노정의, 이 정도면 시상식급

심플한데 시선강탈, 노정의니까 가능한 조합
블랙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준 스타일링
무심한 듯 우아하게, 원숄더의 정석

어깨를 드러낸 우아한 한 수

스타일이라는 건 결국 ‘덜어내는 기술’일지도 모릅니다.
배우 노정의는 그 어려운 걸 아주 쉽게 해냈습니다. MBC 새 드라마 ‘바니와 오빠들’ 제작발표회에 등장한 그는, 단 한 벌의 블랙 드레스로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했죠.

노정의가 선택한 아이템은 군더더기 없는 원숄더 블랙 드레스였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드레스의 어깨 디자인입니다. 한쪽 어깨를 과감히 드러낸 비대칭 구조는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당기며, 그녀의 긴 목선과 깔끔한 쇄골 라인을 강조해줍니다. 과하지 않게, 그러나 절대 심심하지 않게 말이죠.

드레스의 기장은 미디 길이로, 클래식한 무드를 전합니다. 하지만 밋밋한 플레어가 아닙니다. 풍성한 실루엣에 절묘한 주름 디테일이 더해져, 블랙 특유의 무게감을 살리면서도 답답하지 않게 풀어냈어요. 말 그대로 ‘우아함’과 ‘가벼움’ 사이를 오가는 완벽한 밸런스였습니다.

‘절제의 미학’이 살아있는 스타일링

헤어스타일 역시 전체 스타일링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정갈하게 올려 묶은 업스타일은 목선과 어깨를 한층 더 돋보이게 했고, 여기에 과한 장식을 배제해 깔끔하고 모던한 이미지를 극대화했죠. 귀걸이를 생략한 것도 신의 한 수였습니다. 괜한 장식을 더하기보다는, 빼는 것이 훨씬 더 세련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선택이었습니다.

메이크업도 디테일이 살아 있었습니다. 물광 피부 표현에 톤 다운된 로즈 핑크 립, 그리고 길게 뻗은 아이라인이 조화를 이루며 그녀의 분위기를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어줬습니다. 과하지 않지만, 존재감은 확실한 그런 얼굴이었어요.

손끝부터 발끝까지, 블랙의 재발견

이 스타일링에서 놓치면 안 될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바로 네일입니다. 블랙 드레스에 블랙 네일이라니, 자칫하면 다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조합이지만 노정의는 이 강렬한 선택을 통해 오히려 전체 룩에 엣지를 더했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손끝의 블랙이 그녀의 우아한 드레스 룩에 시크한 한 방을 날려준 셈이죠.

신발은 블랙 새틴 펌프스로 마무리했습니다. 앞코에 살짝 더해진 골드 디테일이 무채색 룩에 은은한 포인트를 주며, 과하지 않게 스타일을 정리해줍니다. 전체적으로 ‘너무 튀지 않지만,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발산하는, 바로 그런 아이템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날 노정의의 스타일은 단순한 블랙 드레스 차림이 아니었습니다. 절제된 디테일, 똑똑한 밸런스, 그리고 작은 포인트들로 완성된, 아주 정교하게 계산된 패션이었죠.
블랙은 무난하다는 편견, 오늘부로 접어두셔도 좋습니다. 노정의처럼 입는다면 블랙은 가장 대담한 선택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