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playtu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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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패니메이션의 거장’이자 스튜디오 지브리 수장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미야자키 하야오: 자연의 영혼’이 의미 있는 흥행 성적을 내고 있다. 이번 영화는 특히 최근 들불처럼 번진 ‘AI(인공지능) 지브리 사진 만들기’ 열풍과 맞물려 영화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3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개봉한 ‘미야자키 하야오: 자연의 영혼’은 상영 닷새만인 2일까지 누적 관객 1만1276명을 넘어섰다. 스튜디오 지브리 설립 40주년 기념작이기도 한 ‘미야자키 하야오: 자연의 영혼’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인간과 세상, 자연을 이야기하는 하야오 감독의 삶과 철학을 담은 작품이다.

독립·예술영화 중에서도 가장 관객을 모으기 힘들다는 다큐멘터리 장르임을 고려하면 1만 관객 돌파는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상영 첫 주말(5월 30일~6월 1일)에는 전체 1.2%에 불과한 8만여 개의 좌석으로 6%에 가까운 판매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영화의 성과는, 국내외에 불어닥친 ‘지브리 스타일’ 이미지 만들기 열풍으로 인해 스튜디오 지브리와 하야오 감독에 대한 국내 관심 또한 폭증한 결과란 반응도 나온다.

‘지브리 스타일’ 열풍은 지난달 오픈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 기능을 통해 사용자들이 개인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바꾸면서 촉발됐다. 이 열풍을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와 반대로 스튜디오 지브리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논란 또한 일었다.

이런 AI 열풍을 “생명에 대한 모욕”이라 비판하기도 했던 하야오 감독은 이번 다큐멘터리를 통해 AI로 흉내 낼 수 없는 선 하나, 색 한 겹에 깃든 의미를 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오는 25일 재개봉하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1984년 최초 개봉했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하야오 감독의 첫 오리지널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황폐해진 지구에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녀 나우시카가 운명의 소용돌이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