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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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옮긴 ‘릴로 & 스티치’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앞서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 ‘백설공주’로 역대급 흥행 참패 또, 혹평을 받았던 것과 달리 원작의 매력을 제대로 살린 ‘릴로 & 스티치’로 흥행과 호평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잡았다.

3일 박스오피스 모조 따르면 지난달 말 개봉한 ‘릴로 & 스티치’는 지난 1일까지 전 세계에서 6억1345만 달러(8466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경쟁작이기도 한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3억 5400만 달러)을 훨씬 웃도는 수치로, 지난달 개봉해 9억 4700만 달러를 벌어들인 ‘마인크래프트 무비’에 필적하는 성적이다.

2002년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이번 영화의 흥행은 지난 3월 개봉해 역대급 흥행 참패를 기록한 ‘백설공주’와 대비를 이루며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디즈니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 1937년작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실사화한 ‘백설공주’는 손익분기점(5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억 400만 달러를 모으는 데 그쳤다.

정량적 수치만큼이나 정성적 평가 역시 ‘백설공주’와 판이하게 다르다. 원작 캐릭터와 다른 인종의 배우 캐스팅 등으로 ‘원작 파괴’란 냉혹한 평가를 받았던 ‘백설공주’와 달리, 원작 속 털복숭이 파란 외계인 ‘스티치’의 귀여움을 최대로 살린 ‘릴로 & 스티치’ 경우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스티치’와 우정을 쌓는 5살 하와이 소녀 ‘릴로’ 역시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영화의 배경인 하와이의 아름다운 풍광과 문화, 주제 의식 또한 잘 담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주요 외신들은 벌써 속편 제작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릴로 & 스티치’ 덕분에 추락했던 디즈니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에 대한 관심도 다시금 상승하는 분위기다. 특히 내년 개봉하는 실사판 ‘모아나’ 경우 ‘릴로 & 스티치’ 직접 수혜주로 꼽히며 톡톡한 후광 효과를 누리고 있다.

2016년 공개된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모아나’는 원작과 같은 사모아계 배우 캐서린 라가아이아를 타이틀 롤로 캐스팅했으며, 원작에서 목소리 연기를 했던 드웨인 존슨이 남자주인공 마우이 역을 맡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