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4월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와 관련해 ‘위약금 면제’ 대책을 내놨다. SK텔레콤은 4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정부는 같은 날 “이번 침해 사고가 이용자의 위약금 면제에 해당하는 SK텔레콤의 귀책사유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직후 긴급 이사회 등을 거쳐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SK텔레콤 모든 임직원은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사이버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고객과 사회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먼저 사이버 침해 사고 발생 이후인 4월 1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가입을 해지한 약정고객들의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위약금은 약정 기간 내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제공 받은 할인 혜택의 전부 혹은 일부를 반환하는 금액으로 단말 지원금 반환금 또는 선택약정할인 반환금이 해당된다. 단말기 할부금은 단말기 자체를 할부로 구매한 대금으로, 통신 서비스 약정과 별개의 구매 계약이기 때문에 위약금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위약금 면제는 기납부한 위약금을 신청하면 환급하는 형태로 진행 예정이며, 상세 내용은 T월드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한다.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에는 이 외에도 정보보호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총 7000억 원을 투자하고, 5000억 원의 고객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SK텔레콤은 이날 다양한 정보보호 강화조치와 함께 향후 5년 동안 7000억 원  투자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를 갖추겠다는 내용을 담은 ‘정보보호혁신안’을 발표했다. 최고 수준 정보보호 인력을 영입하고 내부 전담인력을 육성하는 등 정보보호 전문 인력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한다. 보안 기술·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액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정보보호 기금 100억 원을 출연해 국내 정보보호 생태계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정보보호 관련 거버넌스도 개편한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격상해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이사회에 보안 전문가를 영입하고 회사 보안 상태를 평가하고 개선하는 레드팀을 신설하는 등 사이버 보안체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SK텔레콤은 고객신뢰위원회 자문과 이사회 의결을 거쳐 ‘고객 감사 패키지’도 발표했다. 대상은 이달 15일 기준 SK텔레콤 이용자와 SK텔레콤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이용자를 포함한 약 2400만 고객이다. SK텔레콤은 총 5000억 원 규모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모든 고객의 8월 통신요금을 50% 할인하고, 연말까지 매월 데이터 50GB를 추가 제공한다.  T멤버십을 통해 8월부터 다양한 제휴사에서 매월 50% 이상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유영상 사장은 “이번 침해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 드리고, 고객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정보보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