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혜 고려M영상의학과 원장

이선혜 고려M영상의학과 원장


어느 날 갑자기 허리가 찌릿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욱신거리고, 팔을 들 때마다 어깨가 아프다면 대부분은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무리했나 보다” “며칠 지나면 낫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통증이 반복되면 진통제를 챙기기 시작하고 병원에 가더라도 단순 물리치료나 약물 처방 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진통제로 버티는 통증이라면 그 원인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 구조적인 이상일 수 있다. 특히 허리디스크, 퇴행성 관절염, 회전근개 손상과 같은 질환은 염증이나 자극에 의한 통증이 아닌 구조물 자체의 손상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근골격계 통증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엑스레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때 보다 정밀한 진단을 위해 활용되는 검사가 바로 MRI(자기공명영상)다.

MRI는 뼈뿐 아니라 연부조직, 연골, 인대, 근육, 신경 등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는 고해상도 영상진단 장비다. 엑스레이나 초음파로는 놓칠 수 있는 이상 소견도 MRI로는 명확히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반복되는 통증인데도 진단이 애매하거나 치료 반응이 없을 경우 MRI 검사를 고려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허리통증의 경우 단순한 염좌인지 디스크 탈출증인지에 따라 치료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무릎의 경우도 단순 관절염인지 반월상연골 손상이나 십자인대 파열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예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어깨 통증 역시 회전근개 파열, 석회화건염, 충돌증후군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중 상당수가 MRI에서만 명확히 진단된다.

특히 만성통증을 겪는 중장년층에게는 더욱 유용하다. 노화와 함께 인대나 연골, 디스크가 퇴행하면서 통증이 점점 더 자주 더 오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노화라고 단정 짓고 진통제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원인을 파악하고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정확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삶의 질을 지키는 길이다.

통증은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경고신호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라면 진단에 필요한 적절한 영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MRI 검사는 조기에 질환을 확인하고 불필요한 약물치료나 수술을 줄이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최근에는 촬영 시간도 짧아지고 판독도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실시간으로 확인해 주는 시스템을 갖춘 의료기관이 늘면서 검사 접근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진통제로만 버티는 통증이 있다면 이제는 통증의 뿌리를 들여다볼 때다. 무작정 참기보다 정확히 알아보고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이선혜 고려M영상의학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