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수분섭취-손 씻기-실내온도 26∼28도 유지
전대미문의 폭염에 이미 온열질환자 수 네 자리 수 기록
고령자-만성질환자, 어지러움·구토 증상 즉시 병원 가야
건강한 여름나기 캠페인 리플릿. (사진제공=온병원)

건강한 여름나기 캠페인 리플릿. (사진제공=온병원)


폭염이 일상화된 여름철엔 건강관리에도 비상이 걸린다. 온열질환뿐만 아니라 식중독과 장염에 쉽게 노출된다. 또 수영장을 자주 찾는 탓에 방광염이나 땀을 많이 흘려서 갱길 수 있는 저혈압에도 주의를 게을리 해선 안 된다.

부산 온병원 통합내과 유홍 진료처장과 노년내과클리닉 은명 소장은 20일 “올해 이미 온열질환자 수가 최단기에 1천명을 돌파하는 등 여름 날씨가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되므로 7, 8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질환들의 예방을 위해 건강관리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등 건강한 여름나기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폭염 경보가 잇따르는 요즘엔 체온 조절 이상으로 인한 열사병, 열경련, 열실신 등 온열질환이 급증한다.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열사병 위험이 높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7월초 현재 2025년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1228명으로,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2.5배 증가했다. 사망자도 8명에 이른다. 특히 지난 7월 8일 하루에만 238명이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일일발생량으로 2018년 이후 첫 200명을 돌파했다.

온열질환을 피하려면 뜨거운 낮 12시∼오후 5시 야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시원한 실내나 그늘에서 휴식을 위하는 게 좋다. 하루 물 2L 이상 수분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옷은 밝은 색상 계통으로 헐렁하게 입는 게 도움 된다.

습도가 높고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 살모넬라, 대장균 등 세균이 빠르게 번식해, 식중독이나 장염 등 음식물 섭취로 인한 감염 질환이 늘어난다. 최근 5년간 해마다 7∼8월 장염 환자 수는 10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7월 초 기준으로 장염 의심 신고 건수는 전년도와 대비해 15%나 늘어났다.

살모넬라균(42.2%), 병원성 대장균, 캄필로박터균 등이 원인균인 식중독은 6∼72시간 잠복기를 거쳐 구토, 설사, 복통, 발열을 일으킨다. 날달걀·가공품, 오염된 육류, 해산물 등을 섭취하다 주로 감염된다.

세균(대장균, 살모넬라), 바이러스(노로바이러스), 비감염성 요인(스트레스) 등이 원인인 장염도 식중독과 비슷하게 복통, 설사, 탈수, 영양 결핍 등 증상을 보인다.

식중독과 장염 예방을 위해서는 음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유통기한을 꼼꼼히 확인하고, 생물과 육류는 냉장 보관한다. 육류나 달걀은 완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 생식은 피하되, 조리 시 85℃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고, 조리 후 2시간 이내 섭취해야 하며, 남은 음식은 5℃ 이하에 보관하는 게 바람직하다. 손 씻기도 식중독과 장염관리에 꼭 지켜야 할 생활수칙.

방광염도 무덥고 습한 여름철 사람들을 괴롭힌다. 습한 환경에서 세균 번식이 활발해지고, 수영장 이용 증가로 여성 방광염 환자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5년간 해마다 160만여명이 방광염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7∼8월에 환자 수가 급증하며, 8월에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취약하다. 방광염은 여성 환자 비율이 94%로 ‘여성 질환’으로 불린다. 주로 40∼6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남성 방광염의 경우 9세 이하 아동 또는 60대 이상 노인에서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높다.

방광염을 예방하려면 소변 참지 않기, 배뇨 후 철저한 뒤처리 등 개인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하루 2L 이상 물을 마셔 소변 배출을 촉진하는 것도 방광염을 예방하는데 도움 된다. 또 수영장이 여름철 방광염 감염 장소로 지목되므로 수영 후 즉시 샤워로 세균을 제거해야 한다.

여름철엔 무더위로 혈관이 확장되고 탈수가 발생해 기립성 저혈압도 빈번히 나타난다. 기립성 저혈압은 전체 저혈압의 30% 정도 차지하는데, 여름철에 더 빈번히 발생한다. 고령자나 당뇨,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자들이 기립성 저혈압에 더 취약하다. 특히 온열질환과 저혈압은 상호 연관성이 있으며, 폭염 시 혈관 확장으로 인해 저혈압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거다.

슬기롭고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해서 ▲하루 8잔 이상 물 마시기 △▲탈수 유발 우려가 있는 커피·술 금하기 ▲손 소독제로 위생 관리 철저히 하기 ▲실내 온도 26∼28℃ 유지 ▲에어컨 필터 주기적인 청소 ▲어지러움·구토 증상 시 즉시 휴식 취하고 병원 방문 등을 권하고 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