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의 거장, 안토니오 비발디가 서울 무대에서 다시 살아난다.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음악감독 김선아, 악장 백승록)은 9월 3일 오후 7시 30분, 반포심산아트홀에서 기획 연주회 ‘Viva Vivaldi! 비바 비발디!’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작곡가 한 명의 음악 세계를 깊이 있게 조명하는 ‘비바’ 시리즈의 두 번째로, 2023년 ‘비바 코렐리!’에 이어 바로크 시대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비발디의 작품을 탐구한다.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은 매년 학구적이면서도 정통성을 갖춘 고음악 연주로 주목받아 왔다. 제2회 서울예술상 음악 부문 최우수상 수상 등 평단의 지지를 받은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작곡가의 개별 언어와 미학에 주목하는 ‘비바’ 시리즈의 취지를 이어간다.

이들은 로마 출신의 코렐리를 거쳐 베네치아의 비발디로 시선을 옮겼다. 협주곡 형식의 정립자이자 선율 감각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비발디는 생전 500곡이 넘는 협주곡을 작곡했다. 그중 ‘화성의 영감’과 ‘사계’는 현재까지도 가장 널리 연주되는 레퍼토리다.

특히 비발디는 리토르넬로 형식을 정립하고 이를 통해 형식미와 감각적 구성을 동시에 구현해냈으며,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를 비롯한 동시대 작곡가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은 이번 무대를 통해 비발디 음악이 지닌 실험성과 예술적 성취를 드러내고자 한다.

이번 연주의 핵심은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듀오 ‘페르낭데즈 비올론스’의 참여다. 프랑수아 페르낭데즈와 김윤경으로 구성된 이 듀오는 10여 개국에서 수차례 듀오 무대를 가진 바 있으며, 바로크 음악 해석에 있어 국제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

프랑수아 페르낭데즈는 브뤼헨의 ‘18세기 오케스트라’, 필립 헤레베허의 ‘라 샤펠 로얄’ 등 당대 대표적인 고음악 오케스트라에서 솔리스트와 리더로 활동하며 100장 이상의 음반을 녹음해 왔다. 김윤경 역시 벨기에·네덜란드 등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고음악 전문 앙상블과의 협업을 통해 존재감을 키워 왔다.

이들은 비발디가 남긴 대표적인 작품들, 예컨대 ‘화성의 영감’ 중 바이올린 협주곡 제6번 A단조와 ‘사계’ 중 ‘여름’을 비롯해, 트리오 소나타 제2번 E단조, 두 대의 바이올린과 두 대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 G장조 등 다양한 편성의 곡들을 연주한다. 이들 작품은 비발디가 협주곡의 작곡가로서, 또 형식 실험의 선구자로서 보여준 면모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