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필드플레이어, ‘파란나비’로 창업 멘토링 새 패러다임 열다

김태은 대표. 더필드플레이어 제공

창업의 길은 언제나 낯설고 고단하다. 자금 조달, 인재 확보, 마케팅 전략까지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초보 창업자들은 방향을 잃기 일쑤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멘토링은 대체로 개인 경험과 직관에 의존해왔고, 객관화된 판단 지표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더필드플레이어가 내놓은 PARANAVI® Series(파란나비® 시리즈, 이하 파란나비)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김태은 대표가 5년간 700회 이상 진행한 멘토링 경험을 반정형(semi-structured) 데이터로 구조화하고, 이를 협소 인공지능(ANI·Artificial Narrow Intelligence) 기술로 분석해 창업가에게 맞춤형 의사결정을 돕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 11월 서울 지역구에서 진행된 파란나비 MVP 테스트에서 예비 창업자와 초기 스타트업은 업종별 고민을 입력했고, 시스템은 데이터와 구조 분석을 기반으로 상황별 맞춤 조언을 제공했다. 참가자들은 “내 상황에 맞는 길이 보인다”는 반응을 보이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올해 5월 사용자 테스트에서는 예상치 못한 수요가 새롭게 드러났다. 이번에는 창업가뿐 아니라 현장 멘토들 역시 데이터 기반의 구조적 보조 도구를 원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일부 멘토들이 직접 더필드플레이어를 찾아오며 검증된 이 수요는 ‘M(Mentor)’ 버전으로 확장됐다. 올가을 창업가와 멘토를 동시에 겨냥한다.

또 하나 주목할 확장은 ‘L(Lens)’이다. 더필드플레이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엔진 ‘FIELDLENS’를 정식 네이밍한 것으로, 리더십 리스크 신호와 조직 운영 패턴을 분석·시뮬레이션하는 또 다른 ANI 기반 서비스다. 초기 창업팀의 운영과 대표자의 리더십 문제를 데이터로 진단하며, 실제 조직에 위험을 미칠 수 있는 유형을 분류해 사람과 구조를 동시에 바라보도록 설계됐다.

김태은 대표는 “창업은 단순히 계획서나 지원금, 수상 경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구조를 보여주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파란나비 시리즈(M·L)가 은퇴하거나 변화에 적응하기 힘든 1세대 멘토 시대의 한계를 넘어, 1인 기업을 조직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구조화 문제까지 진단하며 창업 문화 전반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