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글로리, 김히어라의 10년 팬레터

뮤지컬 ‘팬레터’가 10주년을 맞아 초호화 캐스팅을 공개하며 관객들의 기대를 한껏 높였다.

그 중심에는 초연부터 작품과 함께해온 배우 김히어라가 있다. 드라마 ‘더 글로리’와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히어라는, 다시 히카루로 돌아와 작품의 원점이자 상징으로서 10주년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

김히어라는 초연부터 재연, 삼연까지 무대에 오르며 ‘히카루’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든 배우다. 그가 다시 히카루로 돌아온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레터’의 상징적 의미가 완성된다.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김히어라가 지닌 무대의 긴장감과 존재감은 여전히 팬들에게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 이번 시즌에서 그는 다시 한 번 히카루의 신비롭고도 치명적인 매력을 섬세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팬레터’ 10주년 공연에는 김히어라 외에도 전 시즌을 함께한 소정화, 4연에 출연한 강혜인, 그리고 새로운 히카루 김이후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특히 초연부터 ‘히카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배우로 평가받는 소정화와 김히어라가 다시 한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 이번 시즌은 작품의 정통성을 잇는 결정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천재 소설가 김해진 역에는 에녹, 김종구, 김경수, 이규형이, 김해진을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 정세훈 역에는 문성일, 윤소호, 김리현, 원태민이 이름을 올렸다. 이규형과 김경수, 김종구는 이미 여러 시즌을 함께하며 작품의 서사를 다져온 배우들이고, 에녹은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해 신선한 변화를 예고한다. 문성일과 윤소호 역시 초연부터 여러 시즌에 출연해 깊은 연기 호흡을 보여주었으며, 김리현과 원태민이 새로운 에너지를 더한다.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김유정과 이상 등 문인들의 모임 ‘구인회’에서 모티프를 얻은 창작 뮤지컬이다. 김해진과 정세훈, 히카루의 얽힌 관계를 통해 문인들의 예술혼과 사랑을 그린다.

2016년 초연 이후 국내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팬레터’는 2018년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대만에서 초청 공연을 진행했고, 2022년부터 중국 라이선스 공연, 2024년에는 일본 라이선스 초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또한 일본 ‘제17회 오다시마 유시 번역희곡상’ 작품상·번역상을 수상하고, 2025년 중국뮤지컬협회 시상식에서 베스트 라이선스 뮤지컬상을 포함해 7개 부문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뮤지컬 ‘팬레터’ 10주년 기념 공연은 12월 5일부터 2026년 2월 2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