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김민재(왼쪽)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경기에서 판정에 항의하다 경고를 받고 있다. 상암|뉴시스

축구대표팀 김민재(왼쪽)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경기에서 판정에 항의하다 경고를 받고 있다. 상암|뉴시스


브라질 호드리구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브라질 호드리구가 전반 막판 추가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상암|뉴시스

브라질 호드리구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브라질 호드리구가 전반 막판 추가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상암|뉴시스


‘홍명보호’의 스리백 수비가 브라질의 높은 벽을 체감했다.

축구국가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바군단’ 브라질과의 10월 첫 번째 A매치에서 0-5로 완패했다. 전반 13분과 후반 2분 에스테방(첼시), 전반 41분과 후반 4분 호드리구, 후반 32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이상 레알 마드리드)에게 연속골을 내줬다.

폭우 속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전력차가 분명했고, 힘의 한계도 컸다. 거듭된 위기 속에서도 강하게 부딪히며 위험을 최소화하려 했지만 대량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전 세계를 통틀어 브라질과 대등히 맞서거나 꺾는 팀은 많지 않다.

이날 대표팀은 스리백을 가동했다.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하나 최근 스리백에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브라질처럼 강호들과 맞서야 할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을 겨냥한 수비 전술이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중심으로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과 조유민(샤르자)이 한국의 뒷문을 책임졌다. 특징은 분명했다. 골문 보호에 초점을 뒀다. 지난달 미국 원정으로 진행한 미국~멕시코전도 스리백을 가동했지만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이 잦았던 반면 체급차가 뚜렷한 브라질전은 달리 접근했다.

좌우 윙백으로 나선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과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역시 무리하게 전진하지 않고 후방 깊숙이 내려왔다. 경기 내내 한국의 효율적 공격이 많지 않다보니 아예 파이브백(5-4-1 포메이션)에 가까워 보였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전날(9일) 공식기자회견에서 예고한대로 브라질은 정통 공격수 4명을 선발 투입해 한국을 위협했다. 호드리구와 비니시우스, 에스테방, 마테우스 쿠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전방을 책임졌다.

자연스레 브라질은 중원엔 2명만 배치한 4-2-4 포메이션에 가까웠고, 풀백들의 오버래핑이 이뤄지면 아예 2-4-4 형태로 전환됐다. 그래도 전반전까진 확실한 볼처리가 아쉬웠을 뿐 큰 실수 없이 버텼다. 2실점은 개인이나 팀 차원의 실수가 아닌, 상대의 개인기와 센스에 의한 결과였다.

하지만 후반전은 여러 모로 아쉬웠다. 특히 초반 집중력이 떨어졌다. 공격 과정에서 역습을 허용했을 때 미처 자리잡지 못한 김민재와 중앙 미드필더 백승호(버밍엄시티)가 한 차례씩 볼을 놓친 상황이 연속 실점으로 이어졌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절대로 나와선 안 될 치명적 장면이다. 김민재는 전반 23분 쿠냐의 돌파를 강한 태클로 저지해 파이팅을 불어넣었으나 그 외엔 안타까웠다.

한국은 이후 지친 기색이 역력한 김민재 대신 박진섭(전북 현대)을 후반 18분 투입해 새로운 조합을 테스트했는데, 중앙 미드필더 원두재(코르파간)가 투입된 뒤 역습 상황에서 비니시우스에게 추가 실점했다. 후방에서 침투 패스가 나왔을 때 어느 누구도 공간을 차지하지 못했고, 비니시우스의 속도마저 제어하지 못해 아쉬움을 삼켰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