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이 선택한 한국남성합창단, 67주년 정기연주회

한국남성합창단의 66주년 롯데콘서트홀 공연 모습

대한민국 최초의 남성합창단이자 67년 역사를 이어온 한국남성합창단(단장 백요셉)이 10월 18일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창단 67주년 정기연주회를 연다.

1958년, 합창음악이 생소하던 시절 창단된 한국남성합창단은 ‘최초’와 ‘최고’라는 타이틀로 한국 합창 음악의 역사를 써왔다. 최근에는 13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울의 봄’의 주제가 ‘전선을 간다’를 불러 대중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작품의 음악감독 이재진이 국내 모든 남성합창단의 음원을 직접 검토한 끝에 한국남성합창단을 선택한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그만큼 탄탄한 음색과 기량을 자랑한다.

이번 연주회에는 지휘자 홍성진, 피아니스트 박주미, 소프라노 김채선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우효원의 ‘가라 모세’, 비발디의 ‘Gloria’, 마스카니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잊을 수 없는 사랑(Amore Indimenticabile)’, 그리고 베르디의 오페라 합창곡 등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풍성한 음악적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국남성합창단 신임 상임 지휘자 홍성진

특히 이번 무대의 하이라이트는 김동진 작곡가의 명곡 ‘가고파’ 전곡 연주다. 이 작품은 1933년 평양숭실학교 재학 중이던 김동진이 스승 양주동 선생의 수업에서 이은상의 시를 듣고 영감을 받아 만든 곡으로, 이후 1973년 후편까지 완성됐다. 1978년에는 한국남성합창단이 작곡가의 지휘 아래 남성합창 버전으로 초연해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지휘자 홍성진은 “깊어가는 가을밤, 70명 단원이 만드는 따뜻한 하모니로 2500명 관객에게 진한 여운을 선사하고 싶다”고 전했다.

백요셉 단장은 “이번 정기연주회는 67년 역사를 이어온 또 하나의 결실이자, 70주년과 100주년을 향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