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백승호(왼쪽 2번째)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 도중 강한 압박을 가한 상대 수비진 사이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뉴시스

축구대표팀 백승호(왼쪽 2번째)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 도중 강한 압박을 가한 상대 수비진 사이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뉴시스


축구대표팀 옌스 카스트로프(오른쪽)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적극적인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뉴시스

축구대표팀 옌스 카스트로프(오른쪽)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적극적인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상암|뉴시스


‘월드컵 본선 모드’로 전환한 ‘홍명보호’가 ‘삼바군단’ 브라질을 상대로 다양한 중원 조합을 실험하며 무한경쟁을 이어갔다.

축구국가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10월 첫 번째 친선경기에서 0-5로 대패했다. 에스테방(첼시)과 호드리구에게 각각 멀티골을 허용했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이상 레알 마드리드)에게 추가 실점해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결과는 많이 아쉬웠지만 적극적인 선수 교체로 ‘테스트’의 기조를 이어갔다.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미드필드 조합이다. 현대축구는 허리진을 중심으로 한 척추 라인이 견고할수록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베테랑 박용우(알아인)이 최근 소속팀 경기 도중 무릎 십자인대를 크게 다치면서 전열을 이탈한 가운데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전에선 종아리 부상에서 돌아온 ‘마스터 키’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백승호(버밍엄시티)를 선발 기용했다.

4개월여 만에 대표팀으로 복귀한 황인범이 대표팀이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을 겨냥해 정성을 쏟고 있는 스리백 전술을 처음 경험한다는 점에서 시선이 쏠렸다. 홍 감독은 “황인범은 대표팀에 정말 중요한 선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2% 아쉬웠다. 눈에 띄는 큰 문제는 없었으나 브라질이 워낙 막강하다보니 특유의 전진 패스를 보여줄 틈이 없었고 전반전만 뛰고 벤치로 나갔다. 완전치 않은 몸상태를 감안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3년 전 2022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통렬한 중거리포를 꽂아넣은 백승호도 치명적 실책을 범했다. 후반전 초반 팀 조직이 채 갖춰지기 전에 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 4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

후반전에도 한국 벤치는 미드필더를 대거 바꿔줬다. 하프타임 직후 축구국적을 한국으로 바꾼 독일계 한국인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가 황인범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고, 후반 31분엔 백승호가 빠지고 원두재(코르파간)가 나섰다.

변화는 또 있었다. 이날 A매치 통산 100번째 출전으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이재성(마인츠) 대신 김진규(전북 현대)가 후반 18분 투입됐고,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후반 36분 빠진 뒤엔 이동경(김천 상무)이 출격했다. 월드컵에 어울리는 최선의 조합을 찾겠다는 의지였다.

다만 만족할 만한 조합은 찾지 못했다. 아시아권에선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준 압박은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브라질 앞에선 무용지물이었고, 패스는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부정확해 좋은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브라질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파울을 감수한 도전적 몸싸움이 사실상 유일했다. 중원이 어수선하자 당연히 약속된 팀 플레이는 실종됐다. 투지와 의지, 많은 활동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새삼 일깨워준 경기였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