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경질’ 인도네시아, 북중미월드컵 본선행 좌절…사우디-이라크에 잇달아 패배

이라크 이크발(오른쪽)이 12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압둘라스포츠시티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인도네시아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4차 예선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후반 31분 결승골을 뽑고 기뻐하고 있다. 0-1로 패한 인도네시아는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했다. 사진출처│AFC 홈페이지

신태용 전 감독을 석연찮은 이유로 경질한 인도네시아가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했다.

인도네시아는 12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압둘라스포츠시티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이라크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4차 예선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0-1로 졌다. 이라크 미드필더 지단 이크발(위트레흐트·후반 31분)의 골이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8일 사우디아라비아전(2-3 패)에 이어 이라크전까지 패하며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B조 최하위(3위)에 머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이상 1승·승점 3)에 밀려 고배를 들었다. 인도네시아는 1938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령 동인도’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이래로 단 한번도 본선행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2위로 도약해야 북중미행 희망을 살릴 수 있던 까닭에 이날 승리가 절실했다. 골키퍼 마르텐 파에스(FC 댈러스), 수비수 케빈 딕스(묀헨글라트바흐), 미드필더 조이 펠루페시(롬멜)와 칼빈 베르동크(릴) 등 유럽파들을 대거 선발로 내세워 이라크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공 점유율(55.1%), 패스 성공률(79.0%) 모두 이라크(44.9%·73.5%)에 앞서며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라크의 한 방에 무너졌다. 하프타임에 케빈 야콥(AGF) 대신 투입된 이크발이 후반 31분 인도네시아 진영 왼쪽에서 중거리슛을 날려 결승골을 뽑았다. 인도네시아는 패색이 짙은 후반 추가시간 관중들이 경기장에 물병을 투척하는 돌발행동까지 저지르며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 1월 신 전 감독을 경질한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신 전 감독이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축구협회장 등 협회 수뇌부와 갈등을 빚은 게 경질 사유로 지목된다. 그의 후임으로 지도자로서 뚜렷한 성과를 거둔 적이 없던 패트릭 클루이베르트(네덜란드)를 선임한 게 악수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인도네시아는 클루이베르트 감독 체제에서 이라크전까지 3승1무4패에 그쳤다. 신 전 감독이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고 24승13무14패를 기록한 대목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아시아에 주어진 북중미월드컵 본선행 티켓은 최소 8장이다. 앞서 6월에 끝난 3차 예선에서 각 조 1, 2위인 6개국(한국, 우즈베키스탄, 일본, 요르단, 이란, 호주)이 북중미행 티켓을 따냈다. 4차 예선은 3차 예선 각 조 3, 4위 팀을 모아 2개 조로 나눠 치르는데, 각 조 1위는 북중미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며 2위는 11월 홈 & 어웨이로 5차 예선을 치른다. 5차 예선의 승자는 다른 대륙과 플레이오프를 치러 본선행 여부를 결정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