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군 곳곳 ‘무단 휴경농지’ 확산… 병해충 온상으로 전락

김규봉 청도군의원이 제313회 청도군의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ㅣ 심현보 기자

김규봉 청도군의원 “부재지주 농지 방치 심각… 실태조사·제도 개선 시급”

“농민의 생계를 위협하는 무단 휴경농지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청도군의회 김규봉 의원이 지역 곳곳에 방치된 ‘무단 휴경농지’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며 청도군 차원의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10월 20일 열린 제313회 청도군의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청도군에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농지를 취득한 부재지주들이 농지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각종 병해충 피해와 경관 훼손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성실히 농사짓는 농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관리되지 않은 농지는 병해충의 온상으로 변하고, 주변 농가들이 방제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개인의 태만이 아니라 지역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흔드는 구조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농업은 지역의 뿌리이자 생명 산업인데, 일부 부재지주들의 무책임한 농지 방치가 공동체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청도군이 더 이상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에 따르면, 청도군 내 일부 농지는 수년째 경작이 이뤄지지 않은 채 잡초와 덩굴식물이 뒤덮여 있고, 농약 방제조차 하지 않아 병해충이 인근 경작지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마을 인근 휴경지에서는 해충이 과수원과 밭으로 옮겨가 피해를 주는 사례가 늘고 있어, 농민들은 “휴경지 한 곳이 마을 전체의 수확량을 떨어뜨린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 의원은 “청도군은 청정 자연과 농촌의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하지만, 방치된 농지 확산으로 인해 농촌 이미지마저 훼손되고 있다”며 “행정이 나서서 실태조사부터 제도 개선까지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를 위해 △무단 휴경농지 전수조사 실시 및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 구축 △‘농지은행’을 통한 휴경지 임대 및 재활용 활성화 △농지 소유자의 법적 책임 강화 △농지관리 인식 개선 교육 및 홍보 확대 등 네 가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농지를 취득했다면 최소한의 관리 책임을 져야 한다”며 “법적 제재를 강화하고, 농지를 필요로 하는 실제 농민에게 임대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속 가능한 농업은 곧 지역의 미래이며, 농지 방치는 단순한 토지 문제가 아니라 청도의 생명선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행정과 군민, 농민이 함께 협력해 농업 기반을 지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도군은 최근 귀농·귀촌 인구 증가와 함께 농지 거래가 늘어나고 있으나, 일부 외지인들이 투기나 여가용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경작하지 않는 사례가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재지주 관리 강화와 함께, 실제 농업인이 농지를 활용할 수 있는 정책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청도 ㅣ심현보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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