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통증, 오십견일까 회전근개파열일까…구별법은? [건강 올레길]

수원S서울병원 정형외과 김경훈 원장

어깨가 아플 때 대부분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병원에 내원하는 어깨 통증 환자 10명 중 8명은 오십견이 아니라 ‘회전근개파열’로 진단된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원인과 치료법이 전혀 달라 잘못 판단하면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수원S서울병원 정형외과 김경훈 원장은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은 모두 어깨 통증을 유발하지만 질환의 본질이 다르다”며 “스스로 판단하기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이 염증과 유착으로 굳는 질환이다. 주로 40~60대 여성에게 많으며, 일명 동결견이라고도 불린다.

김 원장은 “오십견의 특징은 모든 방향으로 어깨가 굳는 것”이라며 “팔을 스스로 들어 올릴 때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대신 들어줘도 끝까지 올라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어깨 전체가 뻣뻣하고 통증이 지속되며, 가벼운 접촉만으로도 통증이 심해 밤에 잠을 설치는 경우도 많다. 증상은 서서히 시작돼 6개월~1년 이상 지속될 수 있으며, 적극적인 물리치료와 스트레칭으로 관절 유연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힘줄이 손상되거나 찢어진 상태를 말한다. 주로 중년 이후, 특히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남성에게 흔하다.

김 원장은 “팔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일 때만 통증이 심하다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팔을 옆으로 들거나 머리를 감거나 안전벨트를 맬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힘줄 손상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분 파열 단계에서는 통증은 있지만 팔을 들어 올리는 데 큰 제한이 없다. 그러나 파열이 심해질수록 힘이 빠지고, 팔을 들어 올린 뒤 유지하지 못하고 ‘툭’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김 원장은 “파열이 커지면 통증이 줄어든 것처럼 느껴져 방치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이미 광범위 파열로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며 “이 경우 봉합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오십견은 남이 팔을 들어줘도 끝까지 올라가지 않지만 회전근개파열은 타인이 들어주면 머리 위까지 들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감별이 가능하다.

김 원장은 “오십견은 관절 주머니(낭)가 굳는 질환, 회전근개파열은 힘줄이 찢어지는 질환”이라고 구분했다. 

이어 “어깨 통증이 비슷하더라도 원인에 따라 치료가 전혀 다르다”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초음파나 MRI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좋아지기도 하지만 회전근개파열은 방치 시 파열이 확대돼 수술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통증이 오래가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조기에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당부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