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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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이어 이영애 마저….’

KBS 주말극 ‘은수 좋은 날’이 주연 배우 이영애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아쉽게 막을 내렸다. 마동석을 내세웠던 ‘트웰브’에 이어 ‘은수 좋은 날’까지 톱 배우 카드가 연이어 무력화되면서 한때 ‘시청률 보증수표’로 꼽혔던 KBS 주말극의 위기론도 고조되고 있다.

‘은수 좋은 날’은 방송 전 ‘이영애의 26년 만의 KBS 복귀작’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내세웠지만, 평균 시청률은 3%대에 머물며 26일 12화로 막을 내렸다. 경쟁작인 tvN ‘폭군의 셰프’가 종영한 직후 방송된 5화 시청률 경우 전주 대비 2%포인트 상승한 5.1%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꾸준히 이어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부진의 원인으로는 ‘소재와 장르 선택의 실패’가 지목된다. 마약 거래에 뛰어드는 평범한 주부(이영애)를 주인공으로 한 범죄 장르 드라마가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KBS 주말 저녁 시간대와는 맞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존 주말극 시청층을 흡수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OTT에서 이미 여러 차례 다뤄진 약물 소재 콘텐츠들과 비교해 독창성도 부족, 새로운 시청층 확보에도 실패한 형국이다.

앞서 방송된 ‘트웰브’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흥행으로 이끈 마동석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판타지 액션 드라마로 기대를 모았지만 기존 한국형 히어로물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며 시청률이 급락했다. 첫 회 8.1%로 출발했으나 최종회에서는 자체 최저인 2.4%를 기록하며 쓸쓸히 종영했다.

연속된 부진은 KBS 드라마 제작과 편성 전략 전반에 대한 의문을 불러오고도 있다. 톱 배우의 화제성에 의존하면서 내실 있는 기획과 탄탄한 서사를 소홀히 한 결과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톱스타 캐스팅이라는 ‘외형’보다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콘텐츠의 힘’ 다시 말해 ‘내실’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 주말극은 후속작 ‘마지막 썸머’로 전략 선회에 나섰다. 11월 1일 첫 방송되는 ‘마지막 썸머’는 이재욱, 최성은 등 젊은 배우들을 주축으로 한 첫사랑 로맨스로 앞선 작품들과 달리 젊은 시청층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