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하이픈, 67만 팬과 완성한 월드투어 대장정 “대박 앨범으로 돌아올 것”

엔하이픈이 서울 앙코르 콘서트를 통해 64만 여 관객을 동원한 1년여간의 월드투어를 마무리하며 독보적인 서사를 완성했다. 사진제공 | 빌리프랩

‘지금은 엔하이픈 시대’

케이팝을 대표하는 최정상 그룹 엔하이픈이 1여년 간 펼쳐진 월드 투어를 마무리하는 앙코르 콘서트를 서울에서 열었다. ‘케이팝의 성지’로 꼽히는 케이스포 돔에서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열린 가운데, 서울 주요 랜드마크 등 도시 곳곳에서는 이들 세계관에 바탕을 둔 이례적인 이벤트도 함께 열렸다.

서울에 앞서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열리기도 했던 엔하이픈의 도시 축제 브랜드 ‘더시티’ 시리즈로, 엔하이픈 종주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재확인시켰다. 엔하이픈은 ‘서울시 홍보대사’로 활약 중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시작된 월드 투어 ‘워크 더 라인’(WALK THE LINE)은 엔하이픈의 막강한 글로벌 파급력을 다시한번 입증한 사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투어는 글로벌 팬덤 ‘엔진’의 뜨거운 호응 속에 전 세계 18개 도시에서 29회에 걸쳐 치러졌고, ‘64만 6000명’(서울 앙코르 공연 합산 67만 6000명)에 달하는 관객 동원 기록을 세웠다.  

엔하이픈이 월드투어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공연 말미에서 멤버 선우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고, 제이크는 이번 공연이 끝나고 다음 앨범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라며, 다음 앨범이 ‘더 대박’이라 예고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사진제공 | 빌리프랩

26일 케이스포 돔에서 열린 ‘워크 더 라인’ 피날레 공연 역시 ‘예매 개시 당일’ 3회차 전 좌석이 매진됐고, 추가 오픈된 시야제한석마저 완판되며 막강한 티켓 파워를 실감하게도 했다.
엔하이픈은 이날 공연에서 월드투어를 통해 숙련된 극강의 라이브와 퍼포먼스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 투어의 제목이기도 한 노래 ‘워크 더 라인‘으로 포문을 연 엔하이픈은 강렬한 분위기의 ‘퓨처 퍼펙트’(Future Perfect)를 연달아 선보이며 무대를 압도했다.

엔하이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아낸 세트리스트도 인상적이었다. 데뷔곡부터 지난 6월 발매된 미니 6집 ‘디자이어 : 언리쉬’의 타이틀곡 ‘배드 디자이어’와 수록곡 무대들도 새롭게 선보여 현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멤버 각자의 매력을 살린 유닛곡 무대도 인상적이다. 제이, 제이크, 성훈은 사제복을 연상시키는 복장을 입고 ‘루시퍼’(Lucifer) 무대를 꾸몄다. 신비로운 사운드에 세 멤버들의 관능적인 음색이 어우러져 엔하이픈 만의 독보적 색채이기도 한 묵시록적 판타지와 퇴폐미를 또렷이 각인시켰다. 뒤이어 정원, 희승, 선우, 니키는 ‘티스’(Teeth)를 경쾌한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이며 상반된 매력을 전했다.

이날 열린 엔하이픈 앙코르 공연에서 유닛곡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제이, 제이크, 성훈이 부른 ‘루시퍼’는 엔하이픈의 독보적인 컬러이기도한 다크 판타지와 퇴폐미를 또렷인 각인시켰다. 사진제공 | 빌리프랩

이번 라이브 밴드 공연을 위해 특별히 구성된 멤버들의 솔로 퍼포먼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블레스드-컬스드’(Blessed-Cursed)에서는 제이가 솔로 기타 연주를 펼쳤고, ‘데이드림’(Daydream)에서는 니키가 솔로 댄스를 선보였다. 후반부 ‘문스트럭’(Moonstruck)에서는 희승이 피아노 연주 퍼포먼스를 선보여 감성적인 여운을 더했다.

공연 말미, 희승은 파이널 공연을 끝내는 소감에 대해 “마지막 콘서트라서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고민도 많았는데, 엔진분들이 좋은 에너지로 가득 채워주셔서 2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고 공연했다”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선우는 뜨거운 눈물을 내비쳤다. 개인적으로 “제가 이 팀에서 잘 하고 있는지 의문도 들었던 시기”라 털어놓고는 “굳이 말 안해도 되지만 오늘만은 솔직해지고 싶었다. 저에게 매우 뜻깊은 날이다”라며 감격을 전했다.

‘깜짝’ 컴백 예고도 이어졌다. 제이크는 “이번 공연이 끝나면 이제 다음 앨범을 준비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저희의 음악도 많이들 좋아해주시지만 다음 앨범은 정말 ‘대박’일 것”이라 예고해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보이그룹 엔하이픈이 지난 1여년 간 월드투어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앙코르 콘서트를 연 가운데, 이와 더불어 서울 주요 랜드마크 등 도시 곳곳에서 엔하이픈의 IP를 느낄 수 있는 ‘이례적인’ 체험형 이벤트도 마련해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 | 하이브

피날레 공연에 맞물려 서울 곳곳에서 진행되는 도시형 이벤트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 시티’는 콘서트가 열리는 도시에 각종 이벤트를 열어 팬 경험을 확장하는 하이브 만의 ‘독자적 프로젝트’로, 엔하이픈은 서울에 앞서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1차례 진행한 바 있다. 더 시티는 케이팝이 단순한 음악을 넘어 도시와 문화를 연결하는 교감의 언어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더시티 서울’의 일환으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세종문화회관·광화문광장 등에서는 미디어 파사드를 활용한 엔하이픈 영상이 상영되고, 반포대교 달빛무지개 분수에서는 엔하이픈 노래에 맞춘 라이트쇼가 펼쳐졌다. 이 밖에도 유력 식음료업장과 협업을 통한 ‘특별 메뉴 판매’ 등 엔하이픈의 세계관을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엔하이픈은 ‘국가대표 그룹’이라 할 놀라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북미 최대 야외 음악 축제인 코첼라에 케이팝 보이그룹으로선 ‘최단 기간 입성’에 성공했고,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의 공식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등 음원을 넘어 패션계에서까지 화제성을 휩쓰는 ‘광폭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