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3년 차에 궁극의 목표를 이뤘다. 그룹 정체성이 곧 장르가 된 피프티피프티의 경우다. 글로벌 팬덤 사이에선 이들의 음악을 두고 ‘피프티팝’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진제공| 어트랙트

데뷔 3년 차에 궁극의 목표를 이뤘다. 그룹 정체성이 곧 장르가 된 피프티피프티의 경우다. 글로벌 팬덤 사이에선 이들의 음악을 두고 ‘피프티팝’이라 부르기도 한다. 사진제공| 어트랙트



수많은 아티스트와 그들의 기획사가 그토록 열망하는 ‘시그니처 사운드’의 실현. ‘그룹 정체성의 장르화’라고도 할 그 어려운 일을 피프티피프티가 데뷔 3년 차에 이뤄냈다. 듣기 편한 음악을 뜻하는 이지 리스닝 계열로 구분 가능한 고유의 사운드로 케이(K)팝 팬덤 사이에선 일명 ‘피프티팝’으로 불리기도 한다.

글로벌 메가 히트곡 ‘큐피드’로 시작해 ‘SOS’, ‘푸키’(Pookie)로 이어진 피프티팝 체제를 새 노래 ‘가위바위보’로 굳히기에 들어간다. 통산 3번째 디지털 싱글 ‘투머치 파트1’의 타이틀곡으로, 정식 공개는 11월 4일로 확정됐다.

28일 새 노래 일부가 하이라이트 메들리로 공개된 가운데, 케이팝 안팎에선 피프티피프티와 이들의 소속사 어트랙트가 ‘소닉 아이덴티티’(Sonic Identity) 구축을 보다 공고히 하는 데 성공한 인상이라며 크게 주목하는 상황이다. 소닉 아이덴티티는 누가 들어도 누구의 노래인지 단박에 인지 또는 추정할 수 있는 음악적 특징을 의미한다.

한 관계자는 “케이팝 시장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을 구축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피프티피프티는 명확한 음악적 방향성을 설정하고 이를 지속 발전시켜 ‘피프티팝’이라는 독자 장르를 완성해 가고 있다”며 “이는 아티스트의 롱런을 위한 필수 전략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피프티피프티의 이같은 전략은 글로벌 팬덤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측할 수 있으면서도 듣기 편한 음악적 일관성은 해외 팬덤이 이들을 쉽게 인지하고 기억하도록 만드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월 4일 새 노래 ‘가위바위보’를 들고 컴백하는 피프티피프티 사진제공|어트랙트

11월 4일 새 노래 ‘가위바위보’를 들고 컴백하는 피프티피프티 사진제공|어트랙트


피프티피프티는 한편, 아이돌 그룹으로선 이례적으로 타이틀곡뿐 아니라 앨범 수록곡들의 높은 완성도에 빗대 ‘수록곡 맛집’이라는 애칭 또한 보유 중이다. 실제로 이들은 지난해 미니 2집에 수록한 ‘그래비티’와 ‘스타리 나이트’(Starry Night), 지난 상반기 선보인 미니 3집에선 ‘하트브레이크’를 입소문만으로 각종 주요 순위표에 진입시키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스타리 나이트’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을 쓰고 부른 이재가 공동 작곡가로 이름을 올렸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