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 문화 세션에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케이팝 아티스트가 연사로 APEC 공식 무대에 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제공|유니세프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 문화 세션에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케이팝 아티스트가 연사로 APEC 공식 무대에 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제공|유니세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케이(K)컬처의 세계적 위상을 증명하는 무대로 떠올랐다. 경제·외교 중심의 국제 행사에 케이팝, 케이푸드 등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총출동해 ‘글로벌 문화대국 코리아’의 소프트파워를 전 세계에 각인시킬 전망이다.

O“케이팝이 APEC 어젠더” APEC 무대 서는 방탄소년단 RM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 문화 세션에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케이팝 아티스트가 연사로 APEC 공식 무대에 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RM은 29일 오후 3시 5분부터 10분간 ‘APEC 지역의 문화창조산업과 케이컬처의 소프트파워’를 주제로 연설한다. 21개 APEC 회원국의 정상급 인사 16명을 포함해 국내외 기업 CEO 1700여 명이 참석하는 자리에서 RM은 케이팝이 글로벌 장르가 되는 데 크게 일조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중문화의 경제적 파급력 및 그 중요성을 역설한다.

APEC CEO 서밋은 글로벌 경제 지형을 변화시키는 혁신 산업과 트렌드를 조명하는 자리다. 올해 처음으로 케이컬처 세션이 신설됐다는 점은, 문화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산업으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O하이브, 국내 엔터社 대표로 CEO 서밋 참여

RM이 소속된 빅히트 뮤직의 모기업 하이브는 APEC CEO 서밋 공식 스폰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스폰서’로 참여한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 가운데 유일하다.

이번 서밋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서밋 의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참석한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이들 재계 리더들과 함께 서밋에 참석한다. 하이브는 경주 예술의전당에 홍보 부스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미국과 일본, 중국, 라틴아메리카, 인도 등에서 전개 중인 하이브의 케이팝 세계화 전략 ‘멀티 홈 멀티 장르’ 구상을 소개한다.  

‘흑백요리사’의 유명 셰프 에드워드 리는 APEC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의 미각을 책임진다. 사진제공| 넷플릭스코리아

‘흑백요리사’의 유명 셰프 에드워드 리는 APEC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의 미각을 책임진다. 사진제공| 넷플릭스코리아


O‘흑백요리사’ 에드워드 리 APEC 정상 미각 책임

케이컬처의 저력은 만찬에서도 드러난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전 세계적 화제를 모은 한국계 미국인 셰프 에드워드 리가 롯데호텔 셰프들과 협업해 31일 진행될 APEC 정상 만찬을 준비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만찬 메뉴는 당일 공개될 예정. 경주 특산물인 천년한우와 가자미, 이사금 백미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에드워드 리는 “한국 음식과 재료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은 과거 경제·외교 중심이었던 APEC에 우리 문화 아이콘이 전면 배치된 점에 주목하며 “케이컬처가 국가를 대표하는 핵심 자산이자 경제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005년 부산 APEC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북 경주 화랑마을 일대에서 진행된다.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어 3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방한해 한·미·중 정상 외교가 교차하는 ‘슈퍼 위크’가 본격화된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