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죽였다’ 장승조·‘조각도시’ 도경수, 사진제공|넷플릭스·디즈니+

‘당신이 죽였다’ 장승조·‘조각도시’ 도경수, 사진제공|넷플릭스·디즈니+


배우 장승조와 도경수가 글로벌 시청자의 치를 떨게 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와 디즈니+ 시리즈 ‘조각도시’가 공개 이후 글로벌 차트 상위권에 안착하며 흥행 청신호를 켠 가운데, 각 작품의 악역 빌런 장승조와 도경수에게 뜨거운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당신이 죽였다’에서 장승조는 아내에게 집착하고 무자비한 폭력을 일삼는 남편 노진표와, 그와 똑같은 얼굴을 한 순박한 조선족 밀입국자 장강 역을 맡아 극단적인 1인 2역을 소화했다. 그는 눈빛과 호흡, 말투와 태도까지 완전히 달리하며 아내의 삶을 지옥으로 바꾸는 악인과 희망을 품게 하는 조력자의 극명한 간극을 표현해냈다.

특히 그는 노진표 캐릭터 역시 타인이 바라보는 다정한 애처가의 모습과, 아내에게 보여지는 폭력적인 남편의 모습으로 두 얼굴을 연기했다. 폭력을 행사한 뒤 고가의 보석을 선물하며 다정하게 애정 표현을 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분노를 자아냈다.

연출을 맡은 이정림 감독은 장승조에 대해 “선역일 때의 순수함과 악역일 때의 살벌함 등 양면성이 뚜렷한 배우”라며, “극 중 너무 악한 행동들을 연기할 때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해서 심리상담사를 연결해 줬을 정도로 역할에 몰입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조각도시’의 도경수는 평범한 이가 범죄의 희생양이 되도록 타인의 인생을 ‘조각’하는 안요한 역을 맡아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다. 상위 1%를 위한 경호 서비스 대표라는 세련된 배경 뒤에 숨어 증거를 조작하고 타인의 인생을 망치며 희열을 느끼는 사이코패스를 연기했다.

안요한의 냉혹한 매력을 부각시키기 위해 짧고 날카로운 헤어스타일과 무채색 의상을 선택하는 등 외형에서도 많은 신경을 썼으며, 선한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함이 압권이라는 평가다.

연출자 박신우 감독은 안요한을 ‘순수 악’ 같은 캐릭터로 소개하며 “도경수의 맑은 눈, 천진난만한 미소가 오히려 생각했던 요한의 이미지에 너무나 딱 맞았다”며 선과 악의 대비가 주는 매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