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2026북중미월드컵 티켓 소지자를 향해 비자 발급 특혜를 예고했다. 발급 인터뷰 기간을 당겨 대회 관람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다만 지난해 6월 설정된 입국 금지 12개국 국민들에게까지 이번 조처가 적용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2026북중미월드컵 티켓 소지자를 향해 비자 발급 특혜를 예고했다. 발급 인터뷰 기간을 당겨 대회 관람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다만 지난해 6월 설정된 입국 금지 12개국 국민들에게까지 이번 조처가 적용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북중미월드컵 티켓 소지자를 향해 비자 발급 특혜를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월 취임 후 줄곧 비자 규제 강화 정책을 펼쳐온 까닭에 수장의 이번 예고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9일(한국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북중미월드컵 티켓 소지 여행객에게 비자 예약 우선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우선 예약 시스템을 통해 이들이 FIFA와 우선 인터뷰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얘기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멕시코, 콜롬비아, 캐나다의 비시민권자가 미국 비자 발급을 위한 면접을 가지려면 각각 9개월 반, 11개월, 14개월이 걸린다. 그러나 북중미월드컵 티켓 소지자는 6~8주 이내에 미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 면접 절차를 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중미월드컵 티켓 소지자에겐 관광 비자가 자동으로 발급되지 않을 것이다. 대회 티켓은 비자가 아니며 미국 입국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사실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은 파격적이다. 앞서 올해 6월 ‘미리보는 북중미월드컵’ 개념으로 열린 2025 FIFA 클럽월드컵 당시 일부 국가의 팬들이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거나 면접 일정이 너무 늦게 잡혀 관람에 실패하기도 했다. 유럽 다수 국가와 일본, 호주 등의 국민들은 미국을 방문할 때 최대 90일동안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당시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스위스)과 루비오 장관이 함께 집무실에 있었던만큼 클럽월드컵에서 불상사가 북중미월드컵에선 되풀이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8러시아월드컵과 2022카타르월드컵에선 경기 티켓이 개최국 입국 비자처럼 활용된 바 있다.

당시 루비오 장관은 “북중미월드컵 티켓 소지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심사를 받게 된다. 대신 대기열 앞에서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판티노 회장 역시 “북중미월드컵 티켓을 구매한 합법적인 축구 팬들이 비자 발급부터 입국, 경기 관람, 출국까지 최상의 조건으로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돕겠다”고 거들었다. 이에 미국여행협회는 “북중미월드컵 티켓 소지자를 위한 신속한 절차는 보안과 효율성을 모두 잡은 조처다.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맞이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기반이 마련됐다”며 이번 결정을 반겼다.

다만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국가 보안을 위해 이란을 비롯한 12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금지했다. 2026북중미월드컵과 2028LA올림픽에 참여하는 해당국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입국 금지 대상에서 제외되나, 팬들은 여전히 금지 조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북중미월드컵 티켓 소지자의 빠른 비자 발급 인터뷰 예고가 해당국 팬들에게도 해당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