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망치는 휜다리, 무릎 통증까지 초래한다” [건강 올레길]

일산하이병원 관절센터 김영호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양쪽 다리가 휘어져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많다. 휜다리, 즉 O자형 다리는 신체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외모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하지만 O자형 다리는 그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외모뿐 아니라 무릎 관절 건강에 악영향을 미쳐 무릎 통증 나아가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장년 여성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휜다리는 미적인 문제를 넘어 무릎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O자형 다리란 양발을 붙이고 똑바로 섰을 때 무릎 사이에 눈에 띄는 간격이 생기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무릎이 바깥쪽으로 휘어져 있어 정렬이 어긋난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휜다리내반슬이라고 부른다.

휜다리내반슬은 자세가 바르게 보이지 않거나 바지를 입었을 때 핏이 망가지는 정도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연골의 비정상적인 마모를 불러일으키고 결국 무릎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은 신체 하중을 지탱하는 가장 핵심적인 관절 중 하나다. 일상 속 걷기, 계단 오르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 수많은 동작이 무릎 관절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휜다리 상태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무릎 안쪽에 과도한 부담을 주게 된다. 체중이 고르게 분산되지 않고 특정 부위에 집중되면서 무릎 내 연골이 한쪽만 과도하게 닳아버리는 편마모가 발생한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두 번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따라서 초기 무릎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점점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과 근력이 감소하면서 무릎 관절 주변의 지지력이 약화하기 마련이다. 이때 휜다리로 인한 관절염 진행 속도가 빨라지는 경향을 보인다.

게다가 많은 여성들이 통증을 참는 데 익숙하거나 단순 노화로 치부해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분명한 점은 휜다리, 관절염을 방치할수록 치료가 복잡해지고 일상생활에 제약을 주는 말기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막기 위해 휜다리내반슬의 조기 발견 및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휜다리 진단은 비교적 간단한 자가 테스트로도 가능하다. 거울 앞에 서서 발목 안쪽 복숭아뼈를 붙인 채 똑바로 섰을 때 양 무릎 사이 간격이 5cm 이상 벌어진다면 휜다리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만약 관절염이 동반된 휜다리라면 단순 교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때 근위경골절골술과 같은 수술적 교정 방법을 통해 다리 정렬을 바로잡고 관절 내 하중을 균등하게 분산시켜야 한다. 동시에 무릎 관절염 치료를 병행하면 손상된 연골 부위에 재생을 유도하여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일산하이병원 관절센터 김영호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휜다리 교정을 통해 무릎의 통증을 줄이고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며 나아가 편안한 일상, 활기찬 노후를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리가 휘는 것은 가벼운 외모 변화가 아닌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일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통해 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