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방송 캡처

청룡영화상 방송 캡처


올해 청룡영화상은 그야말로 현빈·손예진 부부를 위한 무대였다. 시상식에 함께 참석한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두 사람은 각각 남녀주연상과 인기상을 휩쓸며 부부가 나란히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현빈은 ‘하얼빈’, 손예진은 ‘어쩔수가없다’로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생애 첫 청룡 트로피를 거머쥔 현빈은 “‘하얼빈’을 통해 영화 이상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수많은 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상의 감사를 그분들께 전하고 싶다”고 의미 있는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아내 손예진을 향해 “저에게 큰 힘이 되는 와이프 예진 씨, 그리고 우리 아들에게 너무 사랑하고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애정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현빈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1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현빈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19. jini@newsis.com

17년 만에 청룡 주연상을 다시 품에 안은 손예진은 2008년 ‘아내가 결혼했다’로 첫 주연상을 받았던 때를 떠올리며 “당시 27살의 여배우로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는데, 어느새 마흔이 훌쩍 넘었다”며 감격했다. 이어 결혼과 출산 이후 7년 만에 ‘어쩔 수가 없다’로 복귀하는 것이 부담되기도 했었다며 “박찬욱 감독님이 캐릭터를 잘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손예진은 “결혼하고 엄마가 되면서 다양한 감정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좋은 어른,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내가 너무 사랑하는 두 남자 김태평 씨(현빈 본명)와 아기 김우진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마무리했다.

앞서 인기스타상을 공동 수상한 현빈과 손예진은 “둘이 함께 상을 받는 건 ‘사랑의 불시착’ 이후 처음이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손예진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1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손예진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홀에서 열린 제46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19. jini@newsis.com

한편, 최고 영예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은 모두 ‘어쩔수가없다’가 차지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네 번째 청룡 감독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현재 박찬욱 감독은 미국에서 ‘어쩔수가없다’ 홍보 활동 중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배우 이성민이 대신 무대에 올랐다. 박 감독은 이성민이 대독한 편지를 통해 “원작을 처음 읽었던 20년 전의 꿈이 이뤄진 결과다. 이 작품이 만들어져 뿌듯했다”며 “단순하고 코믹하지만 비극적인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그 점을 알아봐 주신 것이라 생각하며 감사히 상을 받겠다”고 전했다.

남녀조연상은 각각 ‘어쩔수가없다’의 이성민과 ‘히든페이스’의 박지현에게 돌아갔다. 이성민은 “멋진 캐릭터를 선물해준 박찬욱 감독님 덕분”이라며 “같이 출연한 박희순이 후보에 오를 줄 알았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 희순아, 고맙고 미안하다”고 유쾌한 수상소감을 남겼다.
염혜란(어쩔수가없다), 이정은(좀비딸)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조연상을 받은 박지현은 7년 전 ‘곤지암’으로 신인여우상 후보에 올랐던 순간을 떠올리며 “그땐 아무것도 몰라서 구경만 했다. 그런데 오늘은 제가 알고, 또 상을 받는 분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있다는 게 너무 기쁘다”며 눈물을 보였다.

남녀신인상은 ‘악마가 이사 왔다’의 안보현과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 기념일’의 김도연이 각각 받았다. 안보현은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했고, 김도연은 눈시울을 붉히며 자신을 캐스팅해준 김민하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