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카네기홀의 뜨거운 기립박수를 뒤로하고 돌아온 서울시립교향악단이 국내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향은 ‘2025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과 이매뉴얼 액스’ 공연을 11월 2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8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연달아 선보인다. 지휘는 서울시향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이 맡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이매뉴얼 액스가 협연한다.

무대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시작한다. 베토벤이 남긴 다섯 개 협주곡 중 유일한 단조 작품으로, 긴장감과 어둠을 통과해 빛으로 나아가는 구조가 특징이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대화가 촘촘하게 얽혀 있어 연주자의 해석에 따라 색채가 크게 달라지는 곡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는 거장 이매뉴얼 액스가 작품의 구조를 펼쳐낸다.
이매뉴얼 액스 (사진 Lisa Marie Mazzucco)

이매뉴얼 액스 (사진 Lisa Marie Mazzucco)


이매뉴얼 액스는 1974년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후 세계 무대에 본격 등장했다. 뉴욕 영 콘서트 아티스트 시리즈를 통해 데뷔했고, 소니 클래식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여러 음반에서 그래미상을 받았다. 첼리스트 요요 마와 함께한 베토벤·브람스 첼로 소나타 음반 또한 주요 수상작으로 꼽힌다. 2025·2026 시즌에는 아시아 투어와 북미 주요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후반부에는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가 연주된다. 드보르자크가 뉴욕 국립음악원 재직 시기에 미국의 풍경과 고향 보헤미아에 대한 향수를 함께 녹여 만든 작품이다. 1893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첫 연주됐고, 지금까지 세계 오케스트라가 가장 자주 연주하는 교향곡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제공)

얍 판 츠베덴 (서울시향 제공)


굵직한 선율로 시작하는 1악장, 잉글리시 호른이 주도하는 서정적인 2악장, 행진곡풍 리듬이 살아 있는 3악장에 이어 4악장은 팡파르와 함께 힘차게 마무리된다. 보헤미아 멜로디와 밝은 리듬이 교차하며 드보르자크 특유의 정서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은 이매뉴얼 액스와의 협연을 두고 “오랜 친구이자 깊은 영감을 주는 음악가다. 다시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드보르자크 9번은 서울시향이 자주 연주해 온 곡으로, 전통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해석을 더하고 싶다”고 밝혔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