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코리아 12월호 디지털 커버 속 타잔의 모습. 사진 | W 코리아 홈페이지

W 코리아 12월호 디지털 커버 속 타잔의 모습. 사진 | W 코리아 홈페이지


혼성그룹 올데이 프로젝트의 멤버 타잔이 때아닌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리며 SNS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더블유(W) 코리아와 함께 촬영한 화보 사진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포즈를 취한 타잔은 다른 멤버들과 비교해 눈에 띄게 어두운 피부로 등장했다. 이를 본 일부 글로벌 유저들은 “아시아인이 저렇게 까무잡잡할 리 없다”, “메이크업이나 사진 보정으로 더 어둡게 표현한 것 같다”며 흑인이 아닌 인종이 흑인처럼 보이려 연출하는 ‘블랙피싱’ 문제를 제기했다.

지나치게 민감한 확대해석이란 의견도 존재한다. 한 누리꾼은 “카다시안 자매들도 더욱 아름답게 보이려 까맣게 태닝하는 데 뭐가 다르냐”며 원래 피부가 까맣든 태닝을 한 것이든 단순히 ‘미적 표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타잔의 어린 시절 사진을 근거로 “타잔의 피부는 원래 까맣다”며 “모든 인종 가운데 흑인만 유일하게 피부색이 그러할 거라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인종차별”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렇듯 글로벌 팬들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에는 역사적·문화적 배경이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타잔의 화보에 날 선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과거 백인이 피부를 까맣게 칠해 흑인을 조롱했던 ‘블랙페이스’(Blackface)를 떠올렸을 것이라 조심스레 추측했다.

‘블랙페이스’는 단순한 분장이나 예술적 표현을 넘어 흑인을 열등하고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묘사한 인종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의도와 관계없이 실제 흑인이 아닌 인종이 더 까맣게 보이도록 표현한 것 자체가 서구권에서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유명인의 사진 한장에 ‘인종차별 프레임’을 갖다 붙이는 온라인 생태계에 피로감을 느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팝가수 아리아나 그란데 역시 과거 동양인과 비슷한 메이크업으로 때아닌 ‘아시아피싱’에 휘말린 사례가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과거 그의 한자 타투를 보고 한 일본인 팬이 “아시아 문화를 도용했다” 비난하자, 앞으로는 “일본어 공부도 그만두고 (일본어) 굿즈 판매도 중단하겠다” 발언하며 인종차별 프레임에 응수한 바 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