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는 믿어주는 어른이 필요”
순천대 우석홀 달군 600인의 공감… 문승태 “경쟁 교육 멈춰야”

문승태 부총장이 지난 22일 국립순천대학교 70주년기념관 우석홀에서 북 콘서트를 진행했다.  사진제공=박기현 기자

문승태 부총장이 지난 22일 국립순천대학교 70주년기념관 우석홀에서 북 콘서트를 진행했다. 사진제공=박기현 기자



지난 22일, 국립순천대학교 70주년기념관 우석홀이 지역 교육의 미래를 향한 따뜻한 공감과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내년 전남교육감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문승태 대외협력 부총장의 신간 출판을 기념한 북콘서트에는 지역 학부모, 학생, 시민 등 600여 명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시작된 행사는 박효원 아나운서의 차분한 진행 속에 37년간 교육 현장을 지켜온 문승태 부총장의 교육 철학을 공유하는 장으로 깊이를 더했다.

무대에 오른 문승태 부총장은, 교육행정가로 쌓아온 오랜 경험을 토대로 한국 교육의 핵심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교육은 학생마다 속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경쟁 중심’”이라고 운을 뗐다.

문 부총장의 일관된 메시지는 ‘믿어주는 어른’의 필요성이었다.

그는 “아이들에게는 믿어주는 어른이 필요하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최고야”라는 문 부총장의 교육 방식이 실제 학생들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 일화가 소개되자, 참석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북콘서트의 백미는 학부모, 학생, 마을활동가들이 사전 질문자로 참여한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한 마을활동가는 “요즘 청소년들이 너무 일찍 지치고 있다”며 학교 밖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전환의 공간’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문 부총장은 “빠른 아이도, 느린 아이도 함께 갈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특수학교의 사례처럼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맞는 맞춤형 교육 지원이 앞으로의 방향”이라고 답했다.

삶의 설계에 대한 갈증을 드러낸 학생 질문자에게 문 부총장은 “교육은 입시가 아니라 삶을 설계하는 힘을 길러주는 과정”이라며 “스펙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원하는 길을 만들어갈 힘”이라고 조언했다.

문 부총장은 강연 말미, 교육이 지역 사회와 뗄 수 없는 관계임을 강조하며 전남 교육의 비전도 공유했다.

그는 “전남의 교육 생태계를 지역대학과 산업이 함께 키워가야만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지역이 된다”며, 글로컬 대학과 진로체험센터 확산 등 자신이 추진해온 정책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행사 후반까지 관객들과의 자유로운 질의, 북 사인회, 기념촬영이 이어지며 현장은 끝까지 활기를 띠었다.

순천|박기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n@donga.com


박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