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팅엄이 23일(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린 EPL 리버풀 원정에서 3-0 대승을 거두는 반란을 일으켰다. 리버풀에겐 악몽과 다름없는 시즌 초반부다. 사진출처|노팅엄 포레스트 페이스북

노팅엄이 23일(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린 EPL 리버풀 원정에서 3-0 대승을 거두는 반란을 일으켰다. 리버풀에겐 악몽과 다름없는 시즌 초반부다. 사진출처|노팅엄 포레스트 페이스북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은 역대급 부진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사진출처|리버풀 페이스북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은 역대급 부진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사진출처|리버풀 페이스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의 2025~2026시즌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부정적 측면에서다.

리버풀은 23일(한국시간)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린 노팅엄 포레스트와 정규리그 12라운드 경기에서 0-3 대패했다. 전반전 킥오프 이후 30여분 간 상대를 강하게 몰아세운 리버풀은 전반 33분 코너킥 상황서 선제골을 내준 뒤 급격히 무너졌다. 노팅엄의 첫 번째 슛이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사보나에 추가 실점을 했고, 후반 34분 모건 깁스-화이트에게 쐐기포를 얻어맞았다. 상황이 심각하다. 최근 리그 7경기서 벌써 6패째다. 지난 여름 선수이적시장서 알렉산더 이삭과 위고 에키티케, 플로리안 비르츠 등을 영입하는 데 무려 4억1620만 파운드(약 8030억 원)를 투자한 상황에서의 부진이라 더욱 충격적이다.

아르네 슬롯 리버풀 감독은 “우리가 마무리하지 못했을 뿐,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승리를 위한 준비와 내용 면에서 부족하지 않았다”고 자위했으나 영국 매체들과 팬들의 반응은 잔뜩 날이 서있다. 충격이 너무 커서인지 리버풀은 평소와 달리 경기 종료 후에도 한동안 소셜미디어 계정에 관련 소식을 띄우지 않아 빈축을 샀다.

불명예스러운 각종 기록도 추가됐다. 축구전문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리버풀이 3골차로 연패한 것은 빌 샹클리 감독 시절인 1965년 4월 이후 무려 60여년 만이다. 앞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1-0, 리그에서 애스턴 빌라를 2-0으로 제압한 리버풀은 11월 A매치 휴식기 직전에 맨체스터 시티에 0-3으로 대패한 뒤 다시 노팅엄에 같은 스코어로 무너졌다.

비르츠와 이삭은 심지어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심지어 스웨덴 골게터 이삭의 경우, 리버풀 최초로 클럽에서 치른 4경기를 모두 패한 유일한 선수다. 그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화려한 전성기를 일군 뒤 파업까지 하며 안필드행에 성공했으나 적어도 지금까진 역대 최악의 공격수 중 한 명이 됐다.

리버풀의 서글픈 기록은 또 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맞은 시즌에서 첫 12경기 동안 6패 이상을 당한 4번째 클럽이 됐다. 1995~1996시즌 블랙번 로버스가 6패, 2015~2016시즌 첼시가 7패, 2016~2017시즌 레스터시티가 6패를 당한 뒤 8년 만에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리버풀의 심각한 부진엔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의 처참한 행보도 한몫을 한다. 지난 시즌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그이지만 이번 시즌엔 11경기에서 4골에 그쳤다. 비르츠와 이삭의 분전이 필요한 이유다. 여기에 오른쪽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레알 마드리드)의 부재도 크다. 유스 출신으로 9년 간 팀의 기둥으로 활약한 그의 공백을 슬롯 감독은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대체자로 기대를 모은 제레미 프림퐁은 실망스럽고, 대안의 대안으로 볼 수 있는 도미닉 소보슬라이도 부족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