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광안리 어댑터씨어터 연말 맞아 ‘공연 4종 선물세트’ 선보인다

멀티플렉스형 1극장 다공연 시스템 본격 가동
감정극부터 코미디·즉흥극·스탠드업까지 선택 폭 확대
음료·주류 반입 전면 허용하며 광안리형 공연 문화 제시

연극 나는 쇼팽의 녹턴 B플랫 단조에 순결을 잃었다. (사진제공=어댑터씨어터)

부산 광안리에 위치한 소극장 어댑터씨어터가 11월 29일~12월 31일 한 달간 서로 다른 장르의 ‘공연 4종 선물세트’를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국내 공연계에서는 보기 드문 ‘1극장 다공연 시스템’을 적용해 특히 주말에는 시간대별로 관객이 원하는 작품을 선택해 관람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으며 광안리의 관광·식음 문화와 공연을 결합한 새로운 문화 소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어댑터씨어터가 이번 연말 프로젝트를 통해 준비한 ‘공연 4종 선물세트’는 한 공간에서 여러 작품을 회전 배치하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국내 극장이 단일 작품을 반복 상연하는 것과 차별화된다. 평일에는 작품별로 차례로 무대에 오르고 주말에는 시간대를 다층적으로 구성해 4개 작품 모두를 경험할 수 있도록 편성했다.

이는 광안리를 찾는 방문객이 바다 산책 식음 문화와 함께 공연 관람을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도록 지역 체류 시간을 확장하는 전략이다. 어댑터씨어터는 올해 연극 뮤지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며 광안리 지역 공연장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 ‘공연 4종 선물세트’는 감정극 코미디 즉흥극 스탠드업까지 작품별 장르와 톤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연극 ‘나는 쇼팽의 녹턴 B플랫 단조에 순결을 잃었다?’는 한·영 공동제작으로 주목받은 작품으로 장기연애 커플의 감정과 갈등을 깊이 있게 그린다. ‘하트타임’은 2025 에딘버러 프린지 신작으로 아시아 초연되는 작품이며 어긋나는 인연과 타이밍을 섬세하게 다룬 로맨틱 코미디로 기대를 모은다.

즉흥 코믹극 ‘Who Done It : 한겨울 기막힌 사건’은 올여름 광안리에서 호응을 얻은 즉흥극의 시즌2로 관객 참여형 미스터리 코미디 형식으로 구성된다. 스탠드업 코미디는 광안리 밤문화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라이브 프로그램으로 편성됐다. 모든 작품은 순차적으로 오픈되지만 주말에는 시간대별로 고르게 배치돼 관객이 원하는 분위기와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어댑터씨어터는 기존에도 일부 공연에서 음료 반입을 허용해왔으며 이번 연말 프로젝트 기간 동안 모든 공연에 음료와 주류 반입을 전면 허용한다. 이는 기존 극장 관람 규칙을 완화하고 광안리 식음 문화와 공연 경험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한 전략이다.

관람객은 인근 카페나 편의점에서 구매한 음료를 들고 바로 입장할 수 있어 즉흥 방문 관객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는 광안리를 찾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에게 공연장에 대한 경직된 선입견을 덜어내고 누구나 편안하고 특별한 방식으로 공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어댑터씨어터 측은 “광안리를 찾는 방문객이 바다 산책 식음 공연을 한 흐름 안에서 즐길 수 있도록 ‘생활형 공연장’ 모델을 구축하고자 했다”며 “한 공간에서 여러 작품을 동시에 선사하는 방식은 국내에서 거의 시도되지 않은 구조로 지역 문화 생태계에 새로운 관람 문화를 제안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총 약 100회차 최대 1만명의 관객을 목표로 진행되는 이번 연말 프로젝트는 광안리 지역성과 겨울철 관광 동선에 공연 문화를 결합한 새로운 시도로 실내 여가 소비가 증가하는 겨울철 특성에 최적화된 전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