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태양이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올 시즌 KBO리그 시상식에서 퓨처스(2군) 북부리그 승리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KIA 이태양이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올 시즌 KBO리그 시상식에서 퓨처스(2군) 북부리그 승리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우완투수 이태양(35·KIA 타이거즈)이 이적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19일 진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KIA의 지명을 받아 정든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이태양은 효천고를 졸업하고 2010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전체 36순위)에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2020년 트레이드를 통해 SSG 유니폼으로 갈아입었으나, 2023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하며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2023시즌 50경기에 등판해 3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ERA) 3.23으로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1군 10경기(2패·ERA 11.57) 등판에 그쳤고, 올 시즌에도 14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ERA 3.97(11.1이닝 5자책점)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퓨처스(2군)리그 생활이 길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했다. 27차례 2군경기에서 8승무패3홀드, ERA 1.77의 성적을 거둬 북부리그 다승왕에 올랐고,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상식’에 참석해 팬들 앞에 설 수 있었다. 상금 100만 원도 손에 넣었다.

무대에 오른 그를 향해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한화 팬들도 “이태양 파이팅”을 외쳤다. 손혁 한화 단장은 그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호성적을 거뒀지만, KIA 소속으로 상을 받았다. 그는 “KIA 선수가 된 이태양입니다”라고 외쳤다. 또 한 번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그는 한화를 향한 고마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대진 퓨처스팀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감사드린다”며 “프로로서 어떤 자리에서든 최선을 다했기에 이렇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 내년에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상식을 마친 뒤 이태양은 “재미있었다. 2군에서 올린 성적이지만, KBO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게 처음”이라며 “나이가 들고 2군 성적으로 상을 받았지만, 전혀 쑥스럽지 않다. 유니폼을 입고 최선을 다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이범호(KIA) 감독님과도 통화했다. 감독님께서 ‘아프지만 말라’고 하셨다. 올해도 아팠던 건 아니니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