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은퇴 후 쉬려다 여성야구 감독 제안…설렘+감사+미안함” (야구여왕)

추신수 “은퇴 후 쉬려다 여성야구 감독 제안…설렘+감사+미안함” (야구여왕)

추신수 SSG랜더스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이 ‘블랙퀸즈’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를 밝혔다.

추신수는 25일 오후 2시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 신도림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채널A ‘야구여왕’ 제작발표회에서 “은퇴 후 쉬려고 하다가 정말 또 다른 도전을 제안받고 정말 설렜다”고 털어놨다. 그는 “야구감독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특히나 야구를 처음 접하는 선수들에게 야구를 가르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있었다. 막상 해보니 선수들이 잘 따라 와주고 실력도 느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감독직을 수락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는 “시작은 예능이었을지 몰라도 나를 포함해 선수들이 여자야구에 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 뜻깊은 시간이었다. 정말 좋은 기회를 주신 채널A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신재호 PD는 “추신수 감독님을 설득하는 게 정말 쉽지 않았다. SSG랜더스에서도 육성 총괄 코치도 하고 계셔서 스케줄적으로 부담감도 있었고 감독을 해보신 적 없기 때문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면서 “추신수 감독은 예능 PD로서 희소성의 측면도 있었지만 메이저리그를 도전하면서 굉장히 험난한 과정을 거치지 않았나. 스포츠 선출이라고 할지라도 다른 종목에 도전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부분인데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는 과정에 적합한, 최적의 감독님이라는 생각에 모시게 됐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사실 두세 번 정도 제안하셨는데 구단에서 일하는 게 주되기 때문에 일정을 조율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촬영하면서 더 큰 꿈과 목표가 생겼다. 은퇴 후 목표가 없어질 때쯤 성별은 다르지만 여성 스포츠 선수 출신들을 데리고 야구를 가르친다는 게 색다른 도전이었다. 우리 선수들이 각자의 스포츠 분야에서 최고의 정점을 찍었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뭔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고 믿었다. 그 누구보다도 그 자리에 가기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열정이 있다는 것을 믿었기 때문에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너무 감사했다. 여성분들이 야구를 좋아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필드에서 야구를 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 더불어 미안함을 느꼈다. 여성 야구팀이 49개가 있고 우리가 50번째인데 여성 야구가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다. 이제는 사명감이 생기더라”며 “프로야구 관객 1000만 시대의 원동력은 2030 여성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야구장에서 응원만 할 게 아니라 그 분들이 우리를 통해 야구장에서 야구하는 모습을 상상하니까 즐거워지더라”고 솔직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야구여왕’은 각기 다른 스포츠 종목의 레전드 여성 선출들이 ‘야구’라는 낯선 무대에 도전장을 내미는 스포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강철부대W’의 신재호 PD와 ‘강철부대W’, ‘피지컬100’ 시즌 1·2를 도맡은 강숙경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야구여왕’은 단장 박세리가 이끄는 가운데 메이저리그 레전드 투수 출신 추신수가 감독으로 발탁됐으며 코치진으로는 이대형과 윤석민이 낙점됐다. ‘블랙퀴즈’ 선수단으로는 육상 김민지, 리듬체조 신수지, 핸드볼 김온아·박하얀, 유도 김성연, 수영 정유인, 스피드스케이팅 김보름, 소프트볼 아야카, 복싱 최현미, 사격 박보람, 조정 이수연, 축구 주수진, 아이스하키 신소정, 배드민턴 장수영, 테니스 송아 등 15인이 합류했다. 25일(화) 밤 10시 채널A에서 첫 방송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