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동네는’ 전시장 입구

‘나의 살던 동네는’ 전시장 입구



한국관광공사 하이커그라운드에서 열린 전시 ‘나의 살던 동네는 – 마이 토포필리아’가 창작의 출발점을 ‘동네’라는 생활 반경에서 찾아보는 방식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는 2026년 2월 28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한국 대표 창작자 여섯 명이 각자의 ‘동네’를 주제로 제작한 숏필름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건축가 조병수(서울), 일루셔니스트 이은결(평택), 밴드 새소년의 황소윤(제천), 배우 겸 화가 박기웅(안동), 브랜드 ‘소백’ 대표 박민아(영주), 가구 디자이너 문승지(제주)가 참여했다. 각자의 일상과 풍경, 어린 시절의 기억을 담은 영상과 오브제로 구성된 공간들은 고향과 장소에 대한 애정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핵심 키워드는 ‘토포필리아’다. 특정 장소를 떠올릴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애정, 그리움의 감각을 의미한다. 전시 공간은 창작자들이 바라본 지역의 색감과 소리, 질감으로 채워져 있으며 관람객은 이를 따라 이동하며 각기 다른 창작 세계를 접하게 된다.

이 전시의 중심에는 ‘앉음’이라는 행위가 있다. 문승지 디자이너가 제작한 의자들이 곳곳에 놓여 있으며, 이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앉는 순간 사고가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공간 전체로 확장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관람객은 잠시 멈춰 앉아 자신만의 속도로 작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나의 살던 동네는’ 포스터

‘나의 살던 동네는’ 포스터


브랜드 소백 박민아 대표의 영주 존

브랜드 소백 박민아 대표의 영주 존


한국관광공사는 하이커그라운드를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한 변화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윤성욱 관광홍보관운영팀장은 “공사는 9월 야외 테라스를 재단장해 ‘퍼즈그라운드’를 공개하고 독서 모임과 가드닝 클래스 등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가 공간·예술·일상이 연결된 하이커그라운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관람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하이커그라운드는 전시 개막에 맞춰 참여형 도슨트 프로그램 ‘하이-라이트 투어’를 추가했다. 40분 동안 하이커그라운드의 핵심 콘텐츠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매주 수요일 소규모 관람객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관람객은 네이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하이커그라운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창작자들의 영감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그리고 일상이 어떤 방식으로 예술로 이어지는지를 관람객이 자연스럽게 발견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동네에서 시작된 창작’이라는 공통 주제를 통해 다양한 시대감과 미감을 담아낸 전시는 겨울철 도심 속 문화 산책을 원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