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2018.03.28. bjko@newsis.com
“무대와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나의 숙명이었다.”
대한민국 연기계의 거목 이순재가 영면했다. 1956년 데뷔 이후 7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브라운관과 스크린, 연극 무대를 쉼 없이 지켜온 그가 25일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한국 현대사와 함께하며 삶의 희로애락을 연기로 풀어낸 고인의 인생은 우리 대중문화의 살아 있는 역사였다.

이순재 젊은 시절·MBC ‘사랑이 뭐길래’·‘허준’·‘이산’
고(故) 이순재는 흑백 TV 시대부터 컬러TV, 디지털 미디어 시대를 관통하며 한국 현대사의 격변 속 다양한 인간 군상을 작품을 통해 그려냈다. 196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수많은 드라마에 출연했고, ‘세종대왕’ ‘사모곡’ ‘인목대비’ ‘상노’ ‘풍운’ ‘임금님의 첫사랑’ ‘독립문’ 등을 통해 ‘사극 연기 전성기’를 이끌었다.
근엄하고 지적인 역할을 주로 맡던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시대가 흐르며 더욱 넓어졌고, 1991년 MBC ‘사랑이 뭐길래’에서 ‘대발이 아버지’ 이병호 역을 맡아 당대를 대표하는 가부장적 아버지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의 살아있는 연기는 64%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명작 드라마에는 늘 고인이 있었다. 1999년 MBC ‘허준’에서는 허준(전광렬)의 스승 유의태 역을 맡아 큰 인기를 끌었고 2007년 ‘이산’에서는 정조의 할아버지이자 사도세자의 아버지인 영조 역을 맡아 왕과 아버지 사이의 고뇌를 깊이 있게 그렸다.

사진캡처|MBC ‘거침없이 하이킥’·tvN ‘꽃보다 할배’
이순재는 ‘원로’가 된 나이에도 과감한 변신을 마다하지 않으며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았다.
결정적 계기는 2006년 방영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극중 아내에게 당하고 손자에게 괄시받는 코믹 캐릭터로 완벽 변신했다. 특히 남몰래 성인물을 즐기는 파격 연기로 ‘야동 순재’라는 별명을 얻으며 젊은 세대에게 폭발적 반응을 이끌었다.
2013년 나영석 PD의 여행 예능 ‘꽃보다 할배’ 시리즈에서는 신구·박근형·백일섭 등 동생들을 이끌며 해외 여행에 나서는 ‘직진 순재’로 활약하며 젊은 세대의 롤모델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생전 마지막 TV 드라마인 KBS ‘개소리’에서 개의 목소리를 듣는 코믹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노년의 성장담’을 보여주고 생애 첫 연기 대상까지 품에 안았다.

사진제공|연우무대·아크컴퍼니
이순재의 연기 열정은 방송이나 영화에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배우로서의 뿌리이자 고향인 연극을 평생 지켰다.
무엇보다 노년에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극 무대에 섰으며 2021년부터 고령에도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가운데 하나인 ‘리어왕’에서 타이틀 롤을 맡아 200분에 달하는 대사를 소화하며 배우로서 절정을 보여줬다.
나아가 구순을 앞둔 2022년에는 연기 인생의 ‘버킷리스트’였던 안톤 체호프의 명작 ‘갈매기’를 직접 연출하며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갈매기’를 통해 젊은 예술가들의 고뇌를 그린 그는 “우리 같은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이 스스로의 세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줘야 한다”고 강조하며 후배들을 향한 깊이 있는 메시지도 남겼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하기











![[단독]민희진 측 ‘결번 보도자료 논란’ 해명 내놨다](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1/05/132368384.1.jpg)




![조진웅 은퇴…“배우의 길 마침표” 불명예 퇴장 [종합]](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6/132913708.1.jpg)

![조진웅, 은퇴 선언…“질책 겸허히 수용, 배우 마침표” [전문]](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6/132913653.1.jpg)

![블랙핑크 리사, 뭘 입은 거야…파격 노출 착시 [DA★]](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5/132906328.1.jpg)




![‘불법 의료 시술 의혹’ 박나래, 오늘(6일) ‘놀토’ 정상 방송 [공식]](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6/132913424.1.jpg)

![올데프 애니, 끈 하나로 겨우 버텨…과감+세련 패션 [DA★]](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04/132899350.1.jpg)





![방탄소년단 정국-에스파 윈터 열애설, 커플 타투에 커플 네일?! (종합)[DA:이슈]](https://dimg.donga.com/a/72/72/95/1/wps/SPORTS/IMAGE/2025/12/05/132907619.1.jpg)

![조진웅, 소년범 전과 의혹에 “확인 후 입장 밝힐 것” [공식입장]](https://dimg.donga.com/a/72/72/95/1/wps/SPORTS/IMAGE/2025/12/05/132907713.1.jpg)


![유승옥, 확실한 애플힙+핫바디…베이글美 여전 [DA★]](https://dimg.donga.com/a/140/140/95/1/wps/SPORTS/IMAGE/2025/12/05/132909885.1.jpg)
![맹승지, 끈 끊어질까 걱정…넥타이 위치 아찔해 [DA★]](https://dimg.donga.com/a/140/140/95/1/wps/SPORTS/IMAGE/2025/12/05/132908504.1.jpg)























![김남주 초호화 대저택 민낯 “쥐·바퀴벌레와 함께 살아” [종합]](https://dimg.donga.com/a/110/73/95/1/wps/SPORTS/IMAGE/2025/05/27/131690415.1.jpg)
![이정진 “사기 등 10억↑ 날려…건대 근처 전세 살아” (신랑수업)[TV종합]](https://dimg.donga.com/a/110/73/95/1/wps/SPORTS/IMAGE/2025/05/22/131661618.1.jpg)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