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빌리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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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릿의 새 앨범이 무서운 기세로 흥행 질주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앨범이 아일릿의 변곡점인 동시에 ‘커리어 하이’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24일 나온 아일릿의 싱글 1집  ‘낫 큐트 애니모어’(Not Cute Anymore)은 그간 이들이 펼쳐온 음악 세계와는 결이 다르다. 전작에서 ‘전매특허’라 할 의성어를 반복하는 노랫말과 중독성 강한 안무 포인트를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한결 나른한 무드와 몽환적인 감성을 겨냥해 차별화를 꾀했다.

그간 아일릿의 정체성을 전면 부정하는 “더는 귀엽지 않아”란 제목 또한 비장한 ‘선언문’으로 읽힌다. 세상의 편견과 프레임을 귀여움에 은유한 것으로, 그로부터 해방되겠단 강한 의지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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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케이(K)팝 그룹이 음악적 성장을 근거로 새 앨범을 다음 챕터를 전환점이라 더러 내세우지만, 이토록 침착하고 우아한 ‘선언’은 처음이라는 호평이 줄을 잇는다.

알을 깨고 나온 아일릿의 미묘한 변화를 가장 먼저 차린 건 대중들이다. 싱글과 같은 제목의 타이틀곡 ‘낫 큐트 애니모어’는 공개한 지 이틀이 채 지나지 않은 29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00만 회를 돌파했고, 이어 유튜브 뮤직비디오 트렌딩 월드와이드 정상을 차지했다. 발매와 동시에 일본 오리콘 데일리 싱글 순위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화제를 모은 뮤직비디오에선 메시지의 윤곽이 더욱 뚜렷해진다. 첫 장면에서는 ‘귀여움은 죽었다’(CUTE is DEAD)라 적힌 분홍색 묘비가 등장하고 “귀여움만으로는 나를 정의할 수 없어. 나에게는 그것 말고도 많은 면이 있거든”이란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텍스트가 강렬한 흡인력을 발휘하는 데는 음악적 완성도의 힘도 크다. 타이틀곡은 미국 빌보드 핫 100 1위와 그래미 후보에 오른 프로듀서 재스퍼 해리스가 맡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앨범으로 아일릿이 “음악적 전환점은 물론 이들의 그룹사에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