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곡을 제외하고 팬들만 아는 ‘그 노래’가 되기 일쑤인 수록곡. 이대로 묻히기 아까운 ‘K팝 명곡’을 매달 추천하는 코너.
-10월31일부터 11월27일까지 발매된 앨범을 기준으로 하며 배열은 발매일 순입니다-

◆ 강승윤 정규 2집 [PAGE 2] : 버선발, 데리러갈게 (Feat. 은지원), 멀리멀리, 거짓말이라도 (Feat. 호륜)

- 어른어른하다 어른어른한. 4년 전 [사심픽]은 강승윤의 첫 솔로 앨범에 ‘세대 통합 목소리’라는 감상평을 남겼었다.(“강승윤은 노래를 참 쉽게 잘 부른다. 목소리가 고전적이면서도 트렌디하고 따뜻하다.”) 나이에 비해 사연 있는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는데, 전역 후 두 번째 장을 연 강승윤의 음악을 들어보니 그때는 어렸더라. 직접 쓴 가사와 보컬 모두 더 단단하고 깊이 있어졌다. 성숙한 어른스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만으로도 [PAGE 2]는 들을 가치가 충분하다.

◆ 아홉(AHOF) 미니 2집 [The Passage] : 1.5x의 속도로 달려줘

- 1.5배의 속도로 달릴수록 설렘도 1.5배 커진다. 아홉만의 생동감 있는 청춘 에너지를 받고 저속노화의 길로.

◆ 선미 정규 1집 [HEART MAID] : BLUE!

- 계절을 불문하는 색 ‘블루’. 지난 8월 공개한 싱글 ‘BLUE!’가 정규 1집에 수록되어 [사심픽]에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우울과 푸르름이 공존하는 선미팝 감성의 정수.

◆ 있지(ITZY) 미니 앨범 [TUNNEL VISION] : Flicker

- 스파크의 선명한 잔상. 시행착오 중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오른 있지의 곡 퀄리티가 ‘Flicker’에서 증명됐다. 곡은 꺼질 듯 깜빡거리지만 스파크 터지듯 강렬하게 절대 꺼지지 않는다. 반복 리듬으로 불빛이 깜빡거리는 상황을 묘사한 악보 배열이 중독적이다.

◆ 온앤오프(ONF) 미니 9집 [UNBROKEN] : I Found You In Heaven

- 음색이 다 했다. 온앤오프를 둘러싼 환경이 변할지언정 멤버들의 음색은 그대로 보석 같다. 은은하게 빛나는 목소리는 운명 같은 사랑을 이야기한 ‘I Found You In Heaven’ 질감을 더욱 포근하게 한다.

◆ 크래비티(CRAVITY) 정규 2집 [Dare to Crave : Epilogue] : Click, Flash, Pow

- 5개월 만에 재재발견. 6월에 발매한 앨범에 있던 ‘Click, Flash, Pow’가 이번에 다시 수록되었다. 그땐 왜 몰랐을까. 찰나의 섬광을 표현한 네오비티의 매력을. 다시 들으니 새삼스럽게 도시적이고 감미롭고 섹시하다.
◆ 트리플에스 미소녀즈(tripleS msnz) 앨범 [Beyond Beauty] : Cameo Love

- 그럼에도 중요하지 않은 역할은 없다. 냉소적이라 더 신경쓰이는 트리플에스 유닛 moon의 리드트랙 ‘Cameo Love’를 추천한다.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조연에 그쳐 끝나버리고 마는 짝사랑 노래. 질주하는 비트를 감싼 새침한 멜로디 흐름이 따뜻한 얼음처럼 느껴지는 오묘한 트랙이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