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선암사 유네스코 등재’·‘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 기념
순천, 자연과 정신을 담은 현대 수묵 기획전 열어

묵향 하늘을따르다 포스터. 사진제공=순천시

묵향 하늘을따르다 포스터. 사진제공=순천시



순천(順天)은 ‘하늘을 따른다’라는 의미를 품은 도시다.

순천만의 S자 갯골은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한 줄 먹선처럼 유려하게 흘러가며, 그 자체가 한 폭의 수묵화와 같다.

바다와 맞닿은 순천만 습지는 철새들의 계절적 회귀를 통해 생명의 순환을 보여준다.

자연 앞에서 겸허함과 조화를 추구해온 순천의 세계관은 한국 수묵 정신의 근간인 여백, 기운생동, 자연과 인간의 합일과도 깊이 맞닿아 있다.

순천시는 이러한 도시 정신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내기 위해 특별 기획전 〈묵향–하늘을 따르다〉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순천만(세계자연유산)과 선암사(세계문화유산)의 유네스코 등재, 그리고 ‘대한민국 문화도시’ 선정의 의미를 담아 순천의 자연·환경·정신문화의 가치를 현대 수묵이라는 형식으로 재해석한 순천문화재단의 특별기획이다.

전시에는 순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장안순, 정경화, 조광익 작가를 비롯해 박도진, 박종걸, 임채훈, 박창수, 이준하, 위진수, 정명돈, 최순녕 등 전국의 작가 11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순천만 습지, 국가정원, 송광사, 선암사, 낙안읍성, 드라마촬영장, 문화의 거리, 동천·죽도봉, 전통 야생차 체험 공간 등 ‘순천 10경’을 직접 답사하며 자연과 삶의 감각을 체험했다. 그 현장에서 느낀 하늘, 물, 땅, 그리고 사람의 숨결을 먹의 농담과 여백으로 풀어내어 순천의 정신적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순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지역 예술가와 외부 작가를 연결한 이번 전시는 순천이 ‘지역성과 보편성’을 갖춘 예술 허브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현대미술과 전통예술이 공존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도시의 문화 정체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본호 전시감독은 “순천은 자연·역사·문화가 도시 전역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예술적 재해석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참여 작가들의 다양한 수묵 표현은 단순한 전통 재현이 아니라, 순천의 자연을 통한 새로운 예술적 시도”라고 설명했다.

‘묵향–하늘을 따르다‘ 전시는 오는 12월 2일부터 11일까지 순천시문화건강센터 1층 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자세한 사항은 순천문화재단 누리집 또는 자원운영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순천|박기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n@donga.com



박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