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코디 폰세가 지난달 24일 KBO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폰세는 MVP에 이어 골든글러브도 수상할 공산이 높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코디 폰세가 지난달 24일 KBO 시상식에서 MVP를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맞춤하고 있다. 폰세는 MVP에 이어 골든글러브도 수상할 공산이 높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와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골든글러브 경쟁을 벌일 국내 투수가 나타날지 궁금하다.

올 시즌 정규시즌 MVP의 영예는 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KS) 진출에 앞장선 코디 폰세(31)에게 돌아갔다. 폰세의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그는 평균자책점(ERA·1.89), 승리(17승), 승률(0.944), 탈삼진(252개)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외국인 투수가 4관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골든글러브도 폰세가 차지할 공산이 높아 보인다. 투수가 MVP로 선정된 건 역대 17번 있었는데,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건 딱 한 차례 있었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MVP를 거머쥔 박철순(OB 베어스) 대신 팀 동료 황태환이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메이저리그(MLB)의 골드글러브처럼 수비율로 수상자가 가려졌다. 골드글러브는 MLB 양대리그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투수의 MVP, 골든글러브 수상은 최근 외국인 선수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고 있다. 2016년부터 10년간 투수 MVP는 총 6번 나왔는데, 국내 투수는 양현종(KIA 타이거즈·2017년)이 유일했다. 나머지 5번은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한 더스틴 니퍼트(2016년), 조시 린드블럼(2019년), 아리엘 미란다(2021년)에 이어 에릭 페디(NC 다이노스·2023년), 폰세가 차지했다.

골든글러브에선 희망도 보였다. 국내 투수가 영예를 안은 건 10년간 2번 있었다. 이번에는 양현종에 이어 안우진(키움 히어로즈·2022년)이 경쟁력을 보였다. 안우진은 그해 ERA(2.11), 탈삼진(224개) 2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듬해 페디와 경쟁에서 밀린 그는 12월 입대했다. 지난해는 외국인 투수 천하 속 카일 하트(NC·2024년)가 영예를 안았다.

국내 투수의 경쟁력이 떨어진 건 모두가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올 시즌 국내 투수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스포츠투아이 기준)에선 KT 위즈의 쌍두마차 소형준(4.03), 고영표(3.96)가 1·2위를 차지하며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전체 순위에선 소형준은 8위에 머물렀다. 1위부터 7위까지는 모두 외국인 투수였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젊은 선발진이 향후 두각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소형준과 더불어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곽빈(두산) 등에 시선이 쏠린다. 원태인, 곽빈은 지난해 나란히 15승씩으로 공동 다승왕을 차지하며 국내 투수의 체면을 살렸다. 둘은 그해 탈삼진왕(182개)을 차지한 하트(13승)의 다관왕 등극을 막은 바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