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처럼 좋아요” 요양병원의 롤모델

입력 2017-01-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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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환자와 보호자를 고려한 고급시설과 다양한 디테일로 기존의 요양병원이 가졌던 부정적인 선입견을 지워버린 서초참요양병원 로비. 김선태 참예원의료재단 설립자(사진 왼쪽)와 장문주 병원장이 포즈를 취했다.사진 l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성실공익법인 1호 참예원의료재단 산하 ‘서초참요양병원’

서초구 양재대로변의 서초참요양병원 로비에 들어서면 그동안 가지고 있던 요양병원의 이미지가 순식간에 깨진다. 노인들을 위한 병원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곳. 호텔이나 리조트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할 만큼 편안했고 구성원들은 친절했다. 은퇴한 백만장자들이 여유로운 생활을 하며 치료받는 미국의 휴양시설을 떠올리게 했다. 의료소비자인 환자와 가족 간병인들도 모두 만족하는 곳. 단순히 많은 돈을 들인 화려한 시설이 만든 착시효과가 아니었다. 병원 구성원 모두의 환자를 위한 올바른 생각과 섬김과 보살핌의 정신, 환자와 보호자의 눈높이에 맞춘 디테일이 만든 효과다.


● 요양병원의 롤모델 서초참요양병원

급속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어 70대 이상 고령 환자들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을 위한 맞춤형 병원이 요양병원이다. 서초참요양병원은 노인성 질환에 적합한 종합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성질환 관리프로그램과 재활프로그램 치매인지재활프로그램 암요양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진료과목은 내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한방과, 치과까지 포함했다. 고령 환자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질병의 치료에 특화시켜 다른 곳보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탄생됐다.

김선태 참예원의료재단 설립자와 김옥희 재단이사장은 요양병원의 전문가다. 2001년 서울에서 최초로 화곡동에 노인병원을 오픈 했다. 노인성 질환 환자와 간병하는 가족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이를 덜어주고자 종교인으로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시작했다. 당시 전국에 요양병원은 고작 19개만 있을 때였다. 뜻이 좋았고 타이밍이 맞았기에 성공했다. 양평동참병원에 이어 성북참노인전문병원 송파참노인전문병원을 차례로 열었다. 강남구청으로부터 운영권을 위탁받아 행복요양병원도 운영하고 있다. 참예원의료재단도 설립했다. 서초참요양병원은 노인전문병원과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생긴 노하우와 성과를 사회에 돌려준다는 취지로 문을 열었다. 고가의 의료장비와 리조트보다 좋은 다양한 시설 때문에 쉽게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지만 고령화 시대에 우리나라도 이런 요양병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많은 투자를 결정했다. 그 덕분에 서초참요양병원은 ‘요양병원의 삼성의료원’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2016년 현재 전국에 1440여 개 서울에만 110여 개의 요양병원이 있다. 우후죽순처럼 많아진 요양병원의 치료와 서비스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의료수가가 정해져 병원마다 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정보부족과 그동안 요양병원에 가졌던 막연한 나쁜 이미지에 가려 정말로 좋은 병원, 내 가정형편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병원을 찾아내지 못할 뿐이다.


● 의료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 주는 참예원의료재단

참예원의료재단은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성실공익법인 1호로 인정받았다. 성실하게 재단을 운영한 덕분에 상도 받았다. 참예원의료재단 산하의 4개 병원은 각각 특색이 있다. 성북참요양병원은 리조트를 연상시킬 정도로 좋은 환경이 특징이다. 송파참요양병원과 함께 6인실에 2명이 공동 간병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간병비용을 절감시켰다. 서초참요양병원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선호하면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환자들을 위해 1인실을 많은 둔 것이 특징이다. 병원마다 환자와 가족들의 경제적 능력, 이동거리 등을 감안해 선택의 폭을 다양하게 만들어줬다.

서초참요양병원은 환자 가운데 의사 가족들이 많은 것이 눈길을 모은다. 일반인보다 의료정보가 풍부한 의사들이 서초참요양병원의 장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가족들을 데려왔다. 현재 입원환자 수보다 의사와 환자를 보살피는 사람의 수가 더 많을 정도로 철저히 환자의 편리와 눈높이에 맞췄다.

시설도 특징이 있다. 병실바닥은 모두 온돌이다. 환자와 방문가족을 위한 배려다. 전동침대를 사용하고 각 침대마다 모니터를 설치해 환자들의 외로움을 달래준다. 화장실에도 온돌을 깔아 낙상을 예방했다.

병실 인테리어는 마치 리조트처럼 꾸몄다. 내 집 같은 아늑한 느낌을 준다. 옥상정원에서 내려다보는 주위의 공원 모습은 입원이 아니라 휴가를 즐기는 느낌을 준다. 지하에는 간병하는 가족들을 위한 특화공간으로 찜질방 목욕탕에 세탁실, 미용원까지 있다.

환자를 위한 다양한 재활프로그램도 갖췄다. 눈에 띄는 것은 국내에 8대 밖에 없다는 로봇 정형운동장치와 수치료 시설이다. 서초참요양병원이 이처럼 병원을 호텔이나 리조트처럼 꾸민 이유가 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환자는 요양병원에 입원하자고 하면 가족들이 자신을 내친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서초참요양병원을 그런 생각을 없애기 위해 집보다 더 편안한 공간을 만들려고 했고 디테일에 많은 신경을 썼다.

덕분에 처음 병원오기를 꺼려했던 많은 사람들이 막상 와서는 만족스러워 한다. 환자를 맡기고 가는 가족들도 전혀 죄책감이 들지 않게 하는 곳이다.

이미 입소문을 타고 6인용 입원실은 대기환자가 많이 밀려 있다. 특이하게도 간병인들끼리 주고받는 정보를 통해 병원의 장점을 알고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 서초참요양병원의 장문주 병원장(내과 전문의)은 제도상 아쉬운 점을 묻자 “간병인에 대한 의료비용 부담”을 들었다. “사실 고령자와 가족들이 요양병원을 선택할 때 가장 큰 고려사항이 비용이다. 특히 병원과는 관계없는 간병비가 큰 부담이다. 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을 만들어주는 것이 많은 중산층 가정이 원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처럼 정성을 다해 환자를 위해 노력하지만 참예원의료재단은 강남구로부터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행복요양병원 때문에 편치 못하다. 강남구청 측이 다양한 이유로 고소와 고발 비위사실 제보를 해 재단과 구성원들의 마음고생이 심하다. 엄청난 자료를 요구했고 그 과정이 상식적이지 않아 어느 직원은 유산을 했고 견디다 못해 퇴사한 직원도 있다. 국세청의 조사를 포함해 관계 당국에서도 다각도로 조사했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문제점은 없었다. 강남구청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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