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슈로 금융그룹의 보험사 인수·합병(M&A)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왼쪽)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KB금융 유력…우리금융 참여가 변수
푸본생명-사모펀드 3곳도 예비입찰
연초 금융그룹의 보험사 인수·합병(M&A)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보험사 인수를 통한 자산 증대 및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해 은행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이다. 먼저 하나금융이 20일 교직원공제회의 자회사인 더케이손해보험의 지분 70% 인수를 확정하며 손해보험사 진출에 성공했다. 인수가는 약 10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그간 손해보험사가 없어 종합금융사 포트폴리오를 완성할 수 없었던 갈증을 해소하게 됐다. 더케이손해보험의 강점인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디지털 종합 손해보험사로 키울 계획이다. 또 KEB하나은행과 하나캐피탈 등 자회사간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도 시선이 쏠린다. 16일 예비입찰에 KB금융, 대만의 푸본생명을 비롯해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 프라이빗에쿼티 등 사모펀드 3곳이 참여했다.
인수가 유력한 곳은 KB금융이다. 2020년 임기 마지막 해를 맞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신한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막판 스퍼트를 내기 위해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2019년 1∼3분기 실적에서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인수 효과로 신한금융이 앞선 만큼 KB금융도 대형 M&A로 판도 역전을 노리는 것이다.
특히 2019년 2분기와 3분기에 금융사의 핵심인 은행 부문 실적에서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서는 등 격차가 비은행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어 이번 인수가 KB금융에게 신의 한 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그룹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며 “신중하게 접근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변수는 지주사 체제 2년 차로 M&A를 통한 비금융 확대가 절실한 우리금융의 참여 여부다.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사모펀드와 손잡고 본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열려 있다. 우리금융은 2019년 롯데카드 입찰에서도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뒤늦게 뛰어들어 롯데카드를 최종 인수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신년사에서 “캐피탈과 저축은행 등 중소형 M&A뿐 아니라 증권사와 보험사 등 수익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 확대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우리금융이 참여하게 되면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더욱 가열됨은 물론 현재 2조 원으로 예상되는 인수 가격도 더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