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카뱅. 공모주 ‘대어’들이 온다”

입력 2021-06-14 1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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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청약 금지 속 관심 높아지는 하반기 공모주 시장

한화종합화학·현대중공업·롯데렌탈 등
시총 사이즈 큰 기업들 다수 포진
20일부터 공모주 중복청약 금지
크래프톤, 마지막 중복청약 될 듯
청약 대신 공모주펀드 투자자 늘어
주식투자를 하는 직장인 A씨(33)는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 관심이 크다. 최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이후 상한가)’에 실패하는 등 공모주 열풍이 한풀 꺾이긴 했지만 워낙 대어로 꼽히는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태세를 전환했다.

A씨는 “대체로 대형 IPO(기업공개)는 청약가보다 상장 이후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게 일반적이라 일단 청약을 넣고 보는 게 이득인 것 같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뱅크에 관심이 크다”고 했다.

하반기 주목해야 할 공모주는?

A씨의 경우처럼 하반기 공모주 시장에 대한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IPO 대어로 꼽히는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절차에 돌입하면서 하반기 공모주 시장 활황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 받는 회사는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냈고 연내 신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LG화학의 전지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2차 전지 제조업체로, 그간 LG화학 주가가 2차 전지 사업 가치를 상당 부분 반영한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일명 ‘KKK 3형제’도 주목받고 있다.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크래프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전자결제 플랫폼 카카오페이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이밖에 대기업 간판을 단 한화종합화학, 현대중공업, 롯데렌탈 등도 하반기 IPO를 준비 중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경우 2019년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목적으로 물적분할을 통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리한 뒤 상장에 나서는 케이스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IPO 시장에 시총 사이즈가 큰 기업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만큼 큰 활황이 예상된다”고 했다.

중복청약 금지가 미칠 영향은?

올 하반기 IPO 시장의 가장 큰 변화인 공모주 중복청약 금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금융당국은 자금이 많은 투자자에게 공모주가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증거금을 많이 넣을수록 더 많은 주식이 배당되는 기존 ‘비례배분제’를 올해부터 더 많은 투자자의 공모주 참여 기회 확대라는 취지의 ‘균등배분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여러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해 청약을 신청하거나 가족 명의의 계좌를 동원해 더 큰 수익을 얻으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취지가 무색해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공모주 중복청약 금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았다. 20일부터 공모주 청약 시 여러 증권사에서 균등 배정 물량을 받을 수 있는 중복청약이 금지된다.

중복청약 금지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되기에 20일 이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은 중복청약 막차를 탈 수 있다. 11일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크래프톤이 20일 이전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어급 공모주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재선 연구원은 “중복청약이 금지되면서 일반투자자의 공모주 경쟁 과열 현상은 약화되겠지만 IPO 시장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공모주 중복청약 금지는 공모주펀드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공모주펀드는 펀드에 가입해 공모주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주펀드는 7일 기준 136개로 설정액은 6조5610억 원, 순자산총액은 7조7079억 원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4조7651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는데 올해 들어서만 3조4541억 원이 몰렸다.

공모주 중복청약 금지로 공모주 투자 진입장벽이 높아진 상황에서 하반기 IPO 대어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어 차선책으로 공모주펀드에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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