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섭 메디힐 회장의 성공스토리와 기부정신…“꿈을 잃지 않고 도전” 1일 1팩 신화 이뤘다

입력 2022-09-18 18: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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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섭 엘앤피코스메틱 회장이 16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메디힐 지구환경관에서 마스크팩으로 이룬 메디힐의 성공 스토리와 기부 문화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 | 고대미래포럼

권오섭 엘앤피코스메틱 회장이 16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메디힐 지구환경관에서 마스크팩으로 이룬 메디힐의 성공 스토리와 기부 문화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 | 고대미래포럼

-“비싼 프리미엄 팩 출시했을 땐 주변서 말려”
-매출 3000억대 회사로 성장…신화는 계속돼
-고대에 200억 기부…메디힐 지구환경관 탄생
-“평생 해야 진짜 기부”…“조금이라도 이뤄 행복”
“꿈을 함께하며,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 이과대학 메디힐지구환경관 로비 벽에는 한 화장품 기업인의 사진 명판(名板)과 함께 임직원들의 꿈과 다짐이 새겨져 있다.


고대미래포럼(회장 김세원)은 16일 오후 메디힐지구환경관 유임순홀에서 이 건물을 지어준 명패의 주인공인 권오섭 엘앤피코스메틱 회장(63)을 초청해 ‘1일 1팩의 신화, 메디힐 성공 스토리’를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고려대 지구환경학과의 전신인 지질학과 78학번인 권 회장은 2016년 후배들을 위해 써달라며 120억 원을 기부했고 이 건축기금으로 메디힐지구환경관(지하 2층, 지상 7층, 연면적 7041㎡)이 탄생했다. 유임순홀은 메디힐의 출발점이 된 ‘왕생화학’을 창업한 모친의 이름을 딴 첨단 강의실이다. 그는 지금까지 모교에 200여 원을 쾌척했다.


권 회장은 화장품 사업에 두 차례 실패하고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로 세계적인 유니콘 기업을 일군 경험담과 학창시절, 기부문화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권 회장은 가수 안치환의 노래 ‘나의 꿈’을 들려준 뒤 “여러분은 어떤 꿈을 갖고 사느냐”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어머니의 화장품 사업을 이어받고 지인들로부터 투자도 받아 사업이 좀 되나 싶었는데 IMF 여파로 쫄딱 망했다”며 “그때 사업은 너무 앞서가면 안 된다, 나부터 살려고 하면 안 되고 남에게 피해를 최소화하고 ‘잘 망해야’ 나중에 지인들이 돕는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메디힐 지구환경관 로비에 걸린 권오섭 회장과 임직원들의 다짐을 새긴 명판.

메디힐 지구환경관 로비에 걸린 권오섭 회장과 임직원들의 다짐을 새긴 명판.


“실패했어도 신용을 잃지는 않았다. 2014년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서울 명동 등 16곳에 메디힐 매장을 내고 당시 다른 회사가 1000원에 마스크팩 5장을 팔 때 한 장에 2000원, 5000원 하는 프리미엄 팩을 출시했다. 모두 미쳤다고 말렸지만 나는 꿈을 잃지 않았다. ‘1일 1팩’ 마케팅 등이 성공해 지금까지 전 세계에 32억 장을 팔았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여파로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4명으로 시작한 사업은 정직원 350여 명, 매출 3000억 원대의 회사로 성장했고, ‘마녀공장’ 등 메디힐의 화장품 신화와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권 회장은 “남을 인정하는 문화가 중요하다”며 “아모레퍼시픽이 없었다면 K-뷰티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서경배 회장을 존경한다. 혁신하는 경쟁자가 있어야 나도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내가 공부와는 다른 화장품 사업을 하지만 돈을 벌면 미국 사람들처럼 건물을 지어주고 싶었다. 한번 하는 기부는 이벤트이고 평생 해야 진짜 기부다. 꿈은 변하지만 나의 꿈을 조금이라도 이루니 행복하다.”


권 회장은 “어려서부터 스포츠광이라 프로야구 구단주가 꿈이었다. 내 꿈과 기업 홍보의 일환으로 미국에서 LPGA 메디힐 챔피언십을 열었고 올 10월 6~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마지막 4회 대회를 연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김동원 경영학과 교수는 “메디힐의 사업 스토리는 경영학 연구사례로도 훌륭하다”며 “한 기업가의 꿈과 기부 정신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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