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곡 녹음했는데 14곡만 발표했습니다.” 미국에서 인정받은 기타 하나를 들고 1995년 한국으로 돌아온 토미 키타(본명 윤진호). 대중에게는 2005년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서 예수 역, 윤도현 1집 ‘타잔’, 6집 ‘매지컬 드래곤’ 작사가로 유명하다. 전자 기타와 록 음악으로 10년 넘게 마니아층을 형성해왔지만 2년 만에 내놓은 3집 앨범의 색깔은 ‘대중’을 향하고 있다. 초창기 팬들에게는 서운할 수도 있지만 그는 “저를 사랑해주신다면 그런 음악도 좋아하실 것”이라며 “기타 소리가 안 들리는 것도 아니고 아티스트가 작품에만 충실하면 색깔이 대중적이라도 팬들은 이해해주신다. 비틀즈가 그랬다”고 말했다. 록 음악을 고수하던 그는 윤도현, 박상민 등의 대중가수 앨범 작업에 참여하면서 한국적 색깔을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하지만 싱어송라이터로 홀로 작업하다보니 시간도 훌쩍 흘렀고 마음속엔 욕심이 늘었다. 30곡을 녹음해서 절반 이상을 포기한 데에는 ‘대중성’을 고려한 강박 때문이었다. “2년 전 앨범을 시작할 때는 여기 색깔에 맞추기보다 제 색깔 위주로 했어요. 그런데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대중적인 게 많이 실렸어요.” 록 발라드곡인 타이틀곡 ‘별’은 사전모니터 결과 관계자들에게 “대중성과 그의 색깔이 반반씩 섞였다”는 평을 받았다. 앨범을 찬찬히 뜯어보면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3년 전 하늘로 보낸 아버지에 대한 슬픈 감성이 담겼다. 김현식과 들국화의 노래를 가장 좋아한다는 그는 “음반 시장이 어려워졌지만 오히려 저는 오기와 에너지가 생겼다. 좋은 음악은 시장이 어떻든 반드시 살아남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앨범 작업은 대부분 그가 나고 자란 미국에서 이뤄졌다. 같은 앨범을 영어로 녹음했더니 일본과 중국에서 먼저 러브콜이 들어왔다. 특히 일본에서는 그의 전자 기타음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토미키타는 25일부터 대전, 광주, 전주, 대구, 부산에서 클럽 투어를 시작으로 대중에게 다가선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