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속출’2008오스카‘비주류의승리’

입력 2008-02-25 15: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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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0회 오스카의 주인공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였다. 조엘 코언·에단 코언 감독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2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LA 코닥극장에서 열린 2008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을 꿰차며 남우조연상과 함께 4관왕에 올랐다. 올해의 수상작들은 10대 소녀의 임신을 그린 ‘주노’를 제외, 어두운 내용과 비 관습적인 결말을 택했다. 저예산 영화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최다 노미네이트 작의 독식이나 수상이 점쳐진 화제작 대신 예상을 깨는 ‘깜짝 수상’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 비주류, 주류를 물리치다 ‘이변 속출’ ‘영화제의 꽃’인 여우주연상은 올해 아카데미 최고의 이변으로 손꼽혔다. 강력한 후보였던 ‘어웨이 프롬 허’의 줄리 크리스티를 꺾고 프랑스 영화 ‘라비앙 로즈’의 마리옹 코티야르가 호명된 것. 3개 부문 후보로 지목된 ‘라비앙 로즈’는 분장상도 받으며 실속을 챙겼다. 역시 3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블록버스터 ‘본 얼티메이텀’도 유력한 경쟁 작들을 누르고 편집상 음악편집상 음향효과상을 싹쓸이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우조연상의 행방은 골든글로브 수상에 빛나는 ‘아임 낫 데어’의 케이트 블란쳇 대신 ‘마이틀 클레이튼’의 틸다 스윈튼에게 돌아갔다. 디즈니 표 ‘마법에 걸린 사랑’은 주제가상 후보로 3곡을 냈지만 정작 트로피는 아일랜드 산 ‘원스’의 몫이었다. 총 7개 부문 후보로 거론된 ‘어톤먼트’와 ‘마이클 클레이튼’은 각각 음악상과 여우조연상 1개 부문 수상에 만족해야 했다. ● 이변도 안 통한 ‘Two Thumbs up’ 그들 하지만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은 예상대로 ‘데어 윌 비 블러드’의 다니엘 데이-루이스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이 차지했다. 각본상 또한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은 ‘주노’가 거머쥐었다. 일생동안 한번 받기도 힘든 오스카 트로피를 ‘나의 왼발’에 이어 두 번째로 수상한 다니엘 데이-루이스는 “제가 처음 배우가 됐을 때가 생각난다. 정말 잘 생긴 상을 주셨다”라며 감격하곤 감독 스텝 가족들의 이름을 일일이 열거했다. 소름끼치는 살인마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스페인 출신 하비에르 바르뎀은 극중 우스꽝스러운 머리와 달리 멀쩡한 모습으로 등장, “끔찍한 헤어컷을 줘서 감사하다”고 재치 있게 소감을 말했다. 그는 객석에 앉아있던 어머니를 향해 스페인어로 벅찬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파고’로 칸 감독상 등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었지만 유독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었던 코언 형제는 지난해 미국 최고의 영화로 손꼽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오스카 최고의 영예인 감독상 작품상과 더불어 각색상을 받으며 ‘천재적인’ 연출력을 뒤늦게 인정받았다.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vs ‘데어 윌 비 블러드’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은 총 8개 부문에 최다 노미네이트 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데어 윌 비 블러드’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다. 특히 ‘노인과 피’는 작품상 감독상 등 6개 부문에서 정면으로 맞붙어 수상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 것. 초반 출발부터 ‘복병’인 ‘본 얼티메이텀’에게 편집상과 음악편집상을 빼앗긴 ‘노인과 피’는 각각 각색상과 남우조연상, 촬영상과 남우주연상을 나눠 가지며 중반까지 대등한 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나 아카데미가 작품상과 감독상에 있어 코언 형제의 손을 들어주면서 주목 받았던 ‘노인과 피’의 장외 대결은 4대 2의 스코어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승리로 끝났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작가조합의 파업으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취소되면서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지난 12일 파업이 종결돼 정상적으로 치러졌다. 스포츠동아 이지영 기자 garumil@donga.com ○2008년 아카데미 영광의 수상작들 ▲작품상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남우주연상 = 다니엘 데이-루이스(데어 윌 비 블러드) ▲여우주연상 = 마리옹 코티야르(라비앙 로즈) ▲감독상 = 조엘 코언, 에단 코언(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남우조연상 = 하비에르 바르뎀(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여우조연상 = 틸다 스윈튼(마이클 클레이튼) ▲각본상 = 주노 ▲각색상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촬영상 = 데어 윌 비 블러드 ▲편집상 = 본 얼티메이텀 ▲분장상 = 라비앙 로즈 ▲미술상 =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의상상 = 골든 에이지 ▲음악상 = 어톤먼트 ▲음악편집상 = 본 얼티메이텀 ▲음향효과상 = 본 얼티메이텀 ▲주제가상 = 원스(Falling Slowly) ▲장편다큐멘터리상 = 택시 투 더 다크 사이드 ▲단편다큐멘터리상 = 자유를 지키다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 = 라따뚜이 ▲단편애니메이션작품상 = 피터와 늑대 ▲단편영화상 = 소매치기의 모차르트 ▲시각효과상 = 황금나침반 ▲외국어영화상 = 카운터피터즈 ▲공로상 = 로버트 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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