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지저‘溫에어’연출자‘冷에어’

입력 2008-03-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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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에게는 욕먹고 매니저에게는 사랑 받고 있습니다.” 수목 드라마 강자로 자리잡은 SBS 드라마의 ‘온에어’(연출 신우철 극본 김은숙) 고흥식 책임 프로듀서(CP)의 얼굴은 요즘 그리 밝지 않다.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매회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오히려 마음 고생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SBS 일산 제작센터에서 만난 고 CP는 드라마 인기에 대해 “욕 반, 칭찬 반 듣고 있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드라마에서 엘리트에 재능도 뛰어나지만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이경민(박용하)이란 캐릭터가 현업 PD들의 눈에 예쁘게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고 CP는 “작가의 눈으로 본 방송가 이야기이다 보니 PD들 입장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것 같다. 주인공을 포함해 출세지향적이고 돈에 흔들리는 PD들의 모습이 마치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는 사람처럼 그려지고 있다”며 “연출자의 창작정신과 작가주의적인 면에 자존심이 상하는 내용이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PD들의 반응을 조심스레 묻자 “주변 PD들? 잘 안보는 것 같다”라는 답돌아왔다. “겉으로 드러난 시청률 상승세를 보면 일반인에게 잘 모르던 현장이야기라 흥미를 많이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PD 입장에서는 불만이 많을 것이다. 다른 연출자들은 몇 번 보다가 안보는 경우가 많다.” 반면 연예인의 매니저들에게는 사랑 받는 드라마라고 한다. 극중 이범수가 맡은 매니저 장기준이 남자다운 신념과 여배우를 향한 배려를 가지면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는 낙천적인 성격까지 지녔기 때문이다. 고 CP는 “다른 직군은 몰라도 ‘온에어’가 매니저들 사이에서는 시청률 1위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주변 매니저들의 호평이 나한테까지 들려온다”고 소개했다. 고 CP는 “드라마 ‘온에어’는 일반 시청자들이 재미나게 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만들고 있다. 실제와 허구의 분포는 5대5 정도로 생각하시면 된다. 우리네 PD들의 애환이야 보시는 분들의 즐거움과 얼마든지 맞바꿀 수 있다”고 담담하게 입장을 밝혔다.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을 그린 드라마 ‘온에어’는 송윤아, 김하늘, 이범수, 박용하 등 화려한 주연들과 주연만큼 화려한 카메오 군단으로 주목 받으며 3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유나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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