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HOT]‘황제임요환’…살아있는손놀림,팬은숨죽이다

입력 2008-03-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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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환 아냐구요? 아니, 요즘 세상에 임요환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지하철이나 버스 등 공공시설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웬만하면 이름을 아는 프로게이머가 있다.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크)는 몰라도 임요환은 안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프로게이머, 바로 테란의 황제 임요환(현 공군 소속) 이다. 그의 인기는 단순히 팬 카페에 가입된 팬들의 숫자만 봐도 확연히 나타난다. 인터넷 포털 ‘다음’에 있는 임요환 팬 카페에 가입된 열성팬은 52만명. 이는 국내에서 인기가 있는 아이돌 그룹 SS501(31만), 빅뱅(26만), 소녀시대(16만)와 비교했을 때도 크게 앞서는 숫자다. 그가 경기를 하는 날이면 시청률은 항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경기장은 그를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도대체 임요환은 왜 인기가 있는 것일까? 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을 할까? 가장 큰 이유는 그의 경기 스타일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임요환의 경기는 항상 상대 진영에 밀리는 상황에서 극적인 승리를 일궈내는 한편의 역전 드라마와 같았다. 임요환이 두 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차지했던 2001년에는 스타크의 테란 종족이 프로토스와 저그에 밀려 큰 활약을 하지 못했다. 그때 ‘테란의 구세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임요환이다. 임요환은 상대편의 빈틈을 노려 ‘드랍십(수송기)’으로 병력을 보내 역전승을 자주 일궈냈고, 적은 병력으로도 다수의 병력을 이겨내는 신기의 컨트롤을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케 했다. 임요환은 맵의 특성을 파악해 상대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전략이나 전술을 먼저 선보이며 승부사적 기질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작 임요환이 최고의 칭호인 ‘황제’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임요환은 유닛이나 건물이 모두 파괴될 때까지 쉽게 GG(경기 종료 선언)를 표시하지 않는다. 1%의 역전 가능성이 있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 그의 경기 스타일이다. 2003년 9월 펼쳐진 온게임넷 스타리그 도진광(POS, 현재 MBC게임)과의 16강 경기에서 대부분의 건물이 파괴되었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임요환은 35분의 치열한 혈투 끝에 멋진 역전승을 만들어냈고 많은 팬들은 아직도 당시의 경기를 최고의 명경기로 꼽고 있다. CNN, 월스트리트저널, NHK 등의 유명 해외 언론매체에서도 국내 e스포츠와 임요환을 소개하며 한국의 e스포츠 스타라는 내용과 함께 포기하지 않는 그의 승부욕을 언급한 바 있다. 혹자는 ‘스타는 만들어지는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테란의 황제 임요환은 그렇게 타의나 주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스타가 아니다. 노력하고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현재의 명예와 칭호를 스스로 획득해 낸 것이다. 많은 팬들이 임요환의 승부욕과 도전정신에 매료될 수밖에 없고 그의 경기에 환호를 보내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조학동 기자 iglau@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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