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울긋불긋꽃대궐…봄이활짝피었습니다

입력 2008-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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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에 뿌리를 내린 초목이 새순을 틔우고 꽃망울을 터트리는 4월. 영국의 시인 엘리어트는 존재론적 의미에서 4월을 잔인하다고 말했다. 화려한 봄꽃은 시간에 쫓겨 나들이를 즐길 여유가 없는 현대인에게는 잔인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청춘의 봄, 생명의 꽃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커다란 활력이 된다. 이 봄에 가볼 만한 봄꽃 명소를 소개한다.》 ●여수 영취산 진달래 4월 초순 영취산(510m)의 진달래는 남도의 푸른 물빛과 함께 환상적인 빛을 발산한다. 진달래가 정상의 바위 지대를 중심으로 대단히 넓게 자라고 있다. 어른 키를 넘는 싱싱한 진달래가 촘촘히 군락을 이뤄 일부러 조성한 꽃밭을 방불케 한다. 한려해상공원이 바라보이는 남도의 진달래 명산으로는 경남 마산의 무학산과 거제의 대금산 등이 있지만 그중 으뜸은 역시 전남 여수의 영취산이다. 영취산 등산은 흥국사를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려 명종 시대인 1195년에 보조국사가 창건한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 승려를 포함한 수군 400여 명이 주둔했던 호국사찰이다. 흥국사에서 약 40분 간 올라가면 평평한 안부에 이르고, 하늘이 활짝 열린다. 고개를 들면 산자락에 가득한 연분홍 꽃물결이 가슴에 물을 들일 듯 시야를 채워 온다. 흥국사 일주문 부근의 벚꽃과 법당 옆의 목련화, 흥국사 홍교(보물 제563호)도 놓치지 말아야 할 볼 거리이다. 교통은, 대전통영고속도로 진주분기점∼남해고속도로 순천IC∼여수 산단(산업단지)∼중흥삼거리∼흥국사 순으로 간다. 흥국사까지 시내버스 운행. 오는 3∼6일 영취산 진달래축제 개최. 여수MBC 부근의 ‘소문난 식당’(061-652-8594)은 서대회와 제육볶음, 봉산동 어항단지 입구 ‘등가식당’(061-643-0332)은 돌게간장 백반 전문.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고려산(436m)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하점면과 내가면, 강화읍, 송해면 등에 걸쳐 있는 산으로,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진달래 명산이다. 정상에는 군 시설이 있다. 정상 바로 밑 헬기장까지 오르면 눈부시게 펼쳐진 진달래 능선이 눈 아래에 펼쳐진다. 북동쪽 사면이므로 오후보다 오전에 봐야 더 아름답다. 7부 능선의 백련사까지 도로가 포장돼 있지만 절에서 차량 진입을 막는 경우가 많으므로 1시간 거리에 있는 고인돌광장(032-933-3624)에 무료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가는 편이 낫다. 전설에 의하면, 고구려 장수왕 4년(416년)에 인도의 한 스님이 산 정상에서 연꽃 5송이를 날려 적, 백, 청, 황, 흑 등 다섯 색깔의 연꽃이 떨어진 각 장소에 적련사(적석사), 백련사, 청련사, 황련사, 흑련사 등 5개의 사찰을 세웠다. 현재는 청련사 백련사, 적석사 등 3곳만 남아 있다. 고려산 인근에는 고인돌 130여기가 몰려 있어 학습여행지로도 제격이다. 서울 88대로∼김포∼강화대교 건너 8km∼해룡아파트 앞에서 이정표 보고 좌회전. 강화읍 터미널에서 고인돌광장으로 가는 버스가 많다. ●하동 쌍계사 십리 벚꽃길 유행가 가사처럼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화개장터’는 흔적만 남고 개천 옆에 신식 장터가 마련돼 있어 옛 정취가 사라졌다. 하지만 세월이 가도 변함이 없는 것은 쌍계사에 이르는 ‘십리 벚꽃길’(실제로는 6km)이다. 4월초 이 도로의 고목에서 우수수 떨어지는 순백의 꽃잎들은 하얀 면사포를 쓴 신부처럼 곱고 정결하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혼례길’이라고도 불렀다. 벚꽃과 함께 지리산에서 발원해 넉넉하게 흐르는 화개동천, 지천으로 발달한 야생차 밭이 어우러져 이곳 봄 경치는 더욱 아름답다. 쌍계사는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신라시대의 고찰로 수량이 풍부한 계류와 대숲, 대웅전 동쪽 담장 옆에 자리한 높이 1m35cm 의 마애불 등이 있어서 푸근한 분위기를 풍긴다. 절에서 불일폭포까지는 1시간 남짓 걸린다. 화개장터 입구에 있는 ‘설송식당’(055-883-1866)은 재첩국, 참게탕 등을 아주 잘한다. 반찬도 매우 깔끔하다. 하동,구례읍에서 화개장터를 거쳐 쌍계사로 가는 버스가 많다. 자가용으로 대전통영고속도로 진주 분기점∼남해고속도로 하동IC∼구례방면 19번국도∼화개장터, 혹은 대전∼호남고속도로 전주IC∼남원∼구례∼하동 방면 19번국도 순으로 간다. ●영덕 복사꽃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이 가사에 딱 어울리는 곳이 경북 영덕군 지품면 일대다. 안동에서 진보를 거쳐 신촌약수를 지나면 양장처럼 꼬불꼬불한 황장재에 이른다. 고개 너머의 오십천 주변이 바로 화투장 같은 복숭아 산지다. 복숭아밭은 34번 국도를 따라 20km 가까이 펼쳐져 있다. 계속 내려가면 TV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의 무대이며 대게의 집산지인 강구항에 다다른다. 뱃전을 물들이는 항구의 일출, 새벽의 대게 경매, 골목에 즐비한 대게찜통 등 이색 볼거리가 많다. 강구에서 축산까지 해안도로(강축도로)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이다. 삼사해상공원 방향으로 가도 푸르게 출렁이는 동해바다를 볼 수 있다. 강구항 인근의 ‘경보화석박물관’(054-732-8655)은 전세계 동식물 화석 2000여점을 갖춘 명소. 교통은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안동읍∼진보∼지품면 복사꽃 들판∼ 강구항 순으로 간다. 이두영| 여행작가·한국공간정보통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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