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무비]‘GP506’,그날밤GP의비밀은

입력 2008-04-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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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506

GP506


반전에반전…쌓여만가는의문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비무장지대 최전방 경계초소인 GP. 헤어날 수 없는 미로와도 같은 이 곳에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GP는 북한군과 불과 300m 거리를 두고 대치하는 최전방 경계초소인 만큼 아무나 들어갈 수도, 쉽게 나올 수도 없는 곳. 철저히 외부와 통제된 공간이다. 여기서 ‘통제’는 곧 ‘고립’을 뜻하며 이 같은 공간을 무대삼은 것은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를 택한 영화 ‘GP506’(제작 보코픽쳐스)의 절묘한 설정이다. 한밤중 GP506에서 근무하는 소대원 21명 가운데 의식불명에 빠진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장병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그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노성규 원사(천호진)는 21명의 수색대원들과 함께 수사에 나서지만 발견된 시신은 모두 19구 뿐이다. GP장 유정우 중위(조현재)는 공포에 휩싸인 채 생존자로 나타난다. 유정우 중위는 본대 복귀만 고집하며 사건의 실체를 쉽사리 풀어놓지 않는다. 쌓여가는 의문 속에서 조금씩 단서는 드러나지만 노 원사를 비롯한 수색대원들은 미처 상상하지 못한 사건의 실체와 함께 점점 비극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영화는 시종 관객들에게 “여기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라고 묻는다. 그 만큼 복선과 단서를 곳곳에 숨겨두고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연결하는 고리는 다소 헐겁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또 다시 마지막 반전을 준비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적 재미를 놓쳐버린 듯하다. 영화 ‘하얀 전쟁’의 시나리오를 쓰고 ‘알포인트’의 작가 겸 감독으로 활약한 뒤 또 한 번 ‘GP506’을 통해 군대와 그 속에 스며든 젊은 영혼들의 공포스런 이야기를 들여다 본 공수창 감독은 메시지의 강렬함을 택했다. 삶 혹은 살아있음에 대한 본능적인 욕망이 ‘고립’과 ‘통제’의 공간에서 어떻게 허물어져가는지, 그 본능이 되레 또 다른 공포와 살의의 본능이 되어 돌아오는 과정에 주목한다. 하지만 그 메시지와 주제의식은 지나치게 강렬해서 장르를 잠식하고 말았다. 윤여수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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